
11일 방송되는 EBS1 '다큐 잇it'에서는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한 끼이자 위안이 됐던 한 끼,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이 담겨있는 진정한 도시락의 의미를 알아본다.

70년대 양은 도시락부터 80년대 보온 도시락, 그리고 지금의 편의점 도시락까지. 도시락에는 시대의 풍경과 추억이 담겨 있다. 때로는 도시락 까먹던 학창시절이 생각나고, 때로는 소풍날의 설렘이기도 한 도시락. 너도 나도 어려웠던 시절에는 집안의 형편을 속속들이 알려줬지만 이제 교실에서 도시락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그 자리에는 급식이 들어섰고, 요즘의 도시락은 혼자 밥 먹기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속을 알 수 없는 도시락. 이 시대 도시락은 어떤 모습일까? 윤주상 프레젠터와 함께 숭고한 한 끼로서의 도시락을 찾아본다.

김영문 씨는 19년 째 사방이 검은 갱내에서 도시락으로 식사하고 있다. 아버지가 탄광에서 근무하시던 어린 시절에는 검은 산, 검은 물, 검은 하늘을 떠나고 싶어 도시로 향했지만 이제는 고향을 떠나기 싫다. 그는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한 끼를 가지고 오늘도 막장으로 향한다. 그의 작업장인 갱내에서는 도시락을 벽에 걸어둔다. 바닥에 내려놓으면 쥐가 모여들어 전부 파먹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가끔씩은 쥐가 도시락을 파먹기 일쑤다. 어느 때는 탄가루가 밥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면 꼼짝없이 한 끼를 굶어야한다. 광부의 도시락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한 끼이자 살아있다는 안도감이다.


윤주상 프레젠터가 첫 탄광으로 입성한다. 한편으로는 무섭고,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갱구에 들어선다. 일반 엘리베이터의 7배에 달하는 속력으로, 수직으로 600m를 내려가야 오늘 그의 작업장이 있다. 쥐를 피해 도시락 봉지를 걸어두고 작업 현장으로 향한다. 직접 채탄 작업에 나서보는데. 삽으로 탄을 긁어내고, 톱질에도 거침없다. 검은색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작업 후 탄광 근로자들과 한 끼를 나누며 탄광 안에서 도시락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간다. 그가 찾아낸 도시락에 담긴 이야기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