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17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크고 작은 산줄기 사이로 금강이 휘감아 도는 땅, 금산의 산과 강이 품어낸 귀한 인삼부터 깻잎까지 초가을 건강한 맛을 찾아 떠난다.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가 유통되고 있는 금산은 개삼터의 전설이 전해오는 인삼의 본고장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인삼 농사를 이어가고 있는 임동현 씨. 오늘도 산과 들을 뒤덮은 검은 차광막 사이로 분주히 움직인다. 인삼은 시간과 정성으로 키우는 귀한 작물이다. 예정지 관리부터 5년 가까이 매일 밭을 오가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이어온 금산의 전통 인삼 재배 농법은 세계 농업유산에 등재된 귀한 유산이기도 하다. 인삼 농사가 싫어 잠시 다른 일을 하다 돌아왔다는 임동현 씨는 대대로 이어진 아버지의 지혜를 스승 삼아 베테랑 농부로 거듭났다. 이제 굵직굵직한 인삼 재배는 거뜬하다.


대나무를 깎아 오리발 모양으로 만들어, 고기를 몰아 잡는 ‘오리치기’의 추억이 전해지는 곳. 강에서 고기를 잡아 고기를 손질해 돌 위에 말려두고 또 잡으러 나가기 바빴던 그 옛날. 수통리 어르신들은 추억 하나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집마다 방문해 사진과 물건을 모아 마을 역사관을 만들었다. 마을 역사관에서 사진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니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처음 섶다리를 건너 시집오느라 무서웠던 일, 마당밟이가 오면 신이 나고, 강이 길이 되어주던 날들. 마을에 강이 있어 약초 농사가 잘되고, 물고기를 잡아 팔 수 있어 오지마을이어도 좋았다. 잉어약초백숙과 잔대어죽은 힘들고 고된 날도 잊게 해준 고마운 한 끼였다. 그때가 훨씬 정겹고 좋았다는 이정애 어르신의 말처럼 정겨웠던 수통리 어르신들의 오래된 삶의 향기를 만나러 가보자.

아침이 밝아오자 하우스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깻잎을 따기에 바쁘다. 허리 한번 못 펴고 매일 깻잎을 따야 하는 수고로움에 몸이 아플 때도 있지만, 시기를 놓쳐 뻣뻣해지는 깻잎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분주히 손을 움직인다.
옛날 금산 장터에서 팔았다는 추계탕은 닭과 미꾸라지를 넣는 독특한 조리법으로 깻잎을 듬뿍 넣어 완성된다. 온종일 깻잎 따고 나니 이만한 보양식이 없다. 추계탕에 가을에 노랗게 변한 단풍깻잎을 삭혀 만든 단풍깻잎찜과 미꾸라지튀김까지 더해지면 깻잎 따느라 고생한 하루도 까맣게 잊혀진다.


금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형제가 있다.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두 형제가 새롭게 시작한 것은 바로 민물새우 양식이다. 마을의 작은 하천에서 흔하게 잡혔던 토하와 줄새우를 비롯해 동남아에서 건너온 큰징거미새우까지 키우기 시작한 지 3년째. 형제가 함께하니 훨씬 좋다는 형의 말처럼 두 형제는 농사와 새우양식까지 손발이 척척 맞는다. 가족들의 별식인 민물새우 중에 가장 큰 큰징거미새우로 만든 새우구이는 쫄깃한 식감에 랍스터를 떠올리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