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방송되는 EBS '다큐 잇it-나는 단역배우다'에서는 주인공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단역배우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의 곁에는 언제나 그들이 있다. 길 가는 행인1부터 한 줄의 대사를 허공에 뱉는 어느 누군가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억조차 하지 못할 아주 작은 역할이지만, 단 몇 초 동안 그들은 분명, 주인공이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는 이들. 촬영장의 긴 대기시간도, 열악한 환경과 처우도 오직 연기를 위해서라면 버틸 수 있었다. 퍼즐의 한 조각처럼 필요한 자리에 꼭 들어맞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단역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조직폭력배 전담 배우 핲기, 반전의 매력남
TV, 스크린 속에 우르르 등장하는 조직폭력배들 사이엔 언제나 그가 있다. 조금은 험상궂은 인상과 짙은 수염, 커다란 덩치가 인상 깊은 배우 핲기 씨이다. 남다른 인상 탓인지 주로 조직폭력배의 일원으로 많이 등장한 그. 알고 보면, 멋진 래퍼이자 천생 살림꾼, 게다가 의젓한 법률사무소 사무장으로서의 매력까지 두루 갖춘 반전남이다. 코로나 19로 더욱 팍팍해진 세상 속,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순정파 고깃집 사장님으로 한번쯤 분해보고 싶다는 배우 핲기 씨. 언젠가 나의 직업을 ‘배우’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그 날이 오길 꿈꿔본다.

30년 가까이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베테랑 배우 강성진 씨. 배우로서의 꿈을 잃지 않고, 여전히 그 길을 달려가고 있지만 그도 집에서는 엄연한 남편이자 아빠. 그는 현재 촬영장과 아파트 분양 사무소를 바쁘게 오간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촬영장에 갈 일이 더욱 줄었지만,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작은 배역을 맡아 맹연습 중이다. 촬영장에 가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는 강성진 씨는 촬영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누구보다 부지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또 한 번 가슴 설렘을 멋진 연기로 보여줄 수 있을까.
◆뒤늦게 펼쳐보는 어릴 적 꿈
6살 다율이의 엄마이자, 부모님의 사랑스러운 막내딸인 권성윤 씨. 그는 학생 시절부터 마음 한편에 있던 배우로서의 꿈을 뒤늦게 펼친 4년차 단역배우다. 아이 키우랴, 일하랴 정신없는 와중에도 ‘배우’라는 꿈은 단 한 번도 놓을 수 없었다. 그가 현재 하고 있는 모든 일상, 모든 순간은 훗날의 배역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말하는 권성윤 씨. 단 몇 초의 순간을 위해 오늘도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프로필까지 다시 작성하는 그는 과연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