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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치매 아버지ㆍ지체장애 엄마ㆍ중증정신장애 아들, 아픈 세 식구의 잃어버린 희망

▲'소나무'(사진제공=MBN)
▲'소나무'(사진제공=MBN)
치매 아버지와 지체 장애 엄마, 중증 정신 장애 아들, 아픈 세 식구의 힘든 사연을 만나본다.

14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날이 갈수록 기억을 잃는 명득 씨와, 어린 시절 생긴 마음의 상처로 정신 장애를 갖게 된 충선 씨. 그리고 이 부자를 돌보는 지체 장애를 가진 인숙 씨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된다.

고요한 아파트 복도에 별안간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명득(83) 씨의 집이 소리의 주인공이다. 명득 씨는 6년 전 갑자기 찾아온 치매 탓에 먹고 자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가 되었다. 때문에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해 바지에 전부 묻히곤 한다. 이마저도 갈아입기 싫어해서 아내 인숙(67) 씨와 늘 실랑이를 벌이느라 집안이 시끄럽다.

남편을 돌보는 인숙 씨는 몸이라도 건강하면 좋으련만, 어린 시절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거동이 불편한 다리를 갖게 되었다. 중증 지체 장애를 갖게 된 인숙 씨가 의지할 사람은 아들 충선(43) 씨이다. 하지만 아들 충선 씨마저 정신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중학생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이후로 마음의 문을 닫은 충선 씨는 아직도 사회생활이 어렵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남편과 아들을 돌봐야 하는 인숙 씨는 하루하루가 고달프기만 하다.

명득 씨의 치매 증상이 이렇게 심해진 날은 6년 전 비가 쏟아지는 여름이었다. 아들과 함께 외출했던 명득 씨는 돌아오지 않고 집에 들어선 건 아들 혼자였다. 남편이 비를 쫄딱 맞고 어디선가 떨고 있진 않을까, 험한 일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던 인숙 씨에게 3일 뒤 경찰관의 연락이 왔다. 바로 도로 한복판에서 명득 씨가 발견됐다는 연락이었다.

하지만 남편을 되찾았단 행복이 눈물로 바뀌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명득 씨의 치매 증상은 하루가 다르게 점점 심해졌고, 결국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고 엄마라고 부르며 대소변조차 가릴 수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씻으려고 하지도 않고 오물이 묻은 바지를 갈아입으려고 하지도 않아 냄새가 날 때도 많다. 때문에 인숙 씨와 아들 충선 씨가 24시간 명득 씨의 옆에 붙어 돌봐야만 한다. 남편을 요양원에 보내라는 권유도 많이 받아봤지만, 남편을 무지 사랑하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진 집에서 돌보고 싶다는 인숙 씨의 소원이 부디 짧게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충선 씨가 중학생이던 시절, 별안간 엄마에게 시퍼렇게 멍으로 덮인 본인의 몸을 보여주던 때를 인숙 씨는 잊지 못한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선배들이 돈을 달라고 하는데, 그에 응하지 않으니 구타를 당했다는 충선 씨. 당시에는 밥도 보름씩 굶고 죽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 이후로 학교를 그만두고 몇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 남은 마음의 상처와 큰 충격은 아직도 충선 씨를 괴롭힌다.

학교 폭력이 원인이 되어 결국 중증 정신 장애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아직도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운 충선 씨는 직장 생활은 커녕, 복지관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보라는 엄마의 권유마저 거절하고 있다. 그래도 병원에 다니며 약을 꾸준히 먹은 덕에, 요즘은 엄마를 도와 아빠의 병간호를 같이 하고 있다. 아픈 엄마를 대신해 모든 일을 척척 해낼 순 없지만, 자잘한 엄마의 심부름을 기꺼이 하는 아들을 보며 인숙 씨는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인숙 씨가 8개월이었던 아기 시절, 인숙 씨를 들고 있던 어른의 실수로 그만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결국 그 후유증으로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중증 지체 장애 판정을 받았다. 다리가 휘어있고,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거동이 많이 불편한 상황이다. 자꾸만 휘는 다리 탓에 발목은 늘 부어있고 통증은 가시지 않는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젊은 시절 생계를 이끌던 건 전부 남편 명득 씨의 몫이었다. 남편의 치매 증상이 악화할수록, 젊을 때 남편 혼자 고생했던 것만 자꾸 생각나서 눈물이 차오르는 인숙 씨이다. 세 식구 모두 아픈 현실 앞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자꾸만 닥치는 시련 속에서도 세 식구가 함께 할 수 있는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는 인숙 씨에게 웃음이 가득한 날이 오기를 바란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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