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방송되는 KBS2 ‘환경 스페셜’에서는 ‘조류 충돌, 유리창 살해사건’편으로 새들의 유리창 충돌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생각해 본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만 유리창 충돌로 8백만 마리의 새들이 죽어간다. 인간에겐 아름답고 유용한 건축소재지만 새들에겐 치명적인 죽음의 울타리인 것이다.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는 새들은 유리창에 비친 식생 또한 실질적인 현실의 공간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늘을 나는 새의 속도는 25km~70km, 날기 위해 뼈와 두개골이 연약하게 진화해온 새들이 이런 속도로 유리창과 충돌한다면 마치 계란을 바위에 힘차게 던지는 충격과 같을 것이다. 하루 2만 마리 이상 죽어가는 유리창 충돌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는 없을까.
◆죽은 새들의 추적자
국립생태원 김용준 실장은 틈만 나면 도로와 아파트의 방음벽을 찾는다. 죽은 새들을 관찰하고 갑작스러운 죽음으로부터 구할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찾아간 익산 23번 국도. 이번에도 어김없이 죽음의 행렬이 이어진다. 참매와 박새, 노랑턱멧새. 사고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하늘을 마음껏 날고 있을 새들이다.
◆새들은 유리창을 보지 못한다
왜 달빛만으로도 들쥐를 사냥하는 솔부엉이가 유리창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수만 마리가 한꺼번에 날면서도 서로 날개를 부딪치지 않는 기러기가 왜 방음벽에 부딪히는 것일까. 제작진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새의 유리창 인지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예상대로 새들은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창 충돌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새들의 유리창 충돌을 막기 위해 최근 저감 방지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가로, 세로 5cm 간격으로 유리창에 점으로 된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새에게 자신이 통과할 수 없는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린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7월 녹색연합에서 저감방지스티커를 유리창에 부착한 결과, 유리창 충돌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