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시즌(seezn)… 지상파 채널 개수보다 OTT 서비스가 많아졌다. OTT 오리지널 시리즈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 극장 개봉작까지 더하면 볼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윤준필의 이거 어때?'는 윤준필 기자가 직접 끝까지 다 본 콘텐츠를 리뷰하는 시리즈다. 콘텐츠 선택 장애를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편집자 주]
"저런 신인은 어디서 찾아낸 걸까?"
2018년 개봉한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의 히로인, 김다미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약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에 캐스팅된 김다미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고, 그해 제39회 청룡영화상, 제55회 대종상을 비롯해 부일영화상, 더 서울 어워즈,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디렉터스컷 어워즈 등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4년이란 시간이 흘러 개봉한 '마녀'의 후속편 영화 '마녀 파트2'(감독 박훈정, 이하 마녀2)는 또 같은 생각을 하게 한다.
"대체 저런 신인은 어디서 찾는 걸까?"
'마녀2'는 마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던 '아크'가 초토화되고 그곳에서 홀로 살아남아 생애 처음으로 세상 밖에 발을 내딛게 되는 소녀(신시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구자윤(김다미)에서 소녀로 바뀌었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4년 전 개봉한 영화 '마녀'와 같은 세계관의 이야기다.
'마녀'는 한국형 여성 초능력자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었다. '마녀2'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 '마녀'의 이야기를 확장했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도 풍성해졌고, 이들의 무대 또한 더욱 넓어졌다.
전편 마지막에 등장한 백 총괄(조민수)과 구자윤을 제외하고, 모두 새로운 캐릭터들이다. 전작의 세계관 위에 망실된 소녀를 찾는 장(이종석)과 조현(서은수), 소녀를 도운 경희(박은빈), 대길(성유빈) 남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용두(진구)와 소녀를 뒤쫓는 의문의 토우 4인방이 다채로운 이야기를 촘촘하게 펼친다.
공간적으로도 스케일이 커졌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숲과 농장에서 전투가 일어나고, 높고 좁은 전광판 위에서 공중 액션이 펼쳐진다.
신시아는 '마녀2'를 상징하는 새로운 얼굴이다. 1408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신시아는 '마녀2'가 데뷔작이다. 그의 표정과 움직임 하나하나 오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소녀의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 어린 표정은 갓 데뷔한 신예 신시아의 표정일 수도 있겠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녀'가 발굴했던 김다미처럼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게 한다.
조현 역의 서은수와 토우 4인방도 시선을 사로잡는 얼굴들이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황금빛 내 인생', '리갈 하이', 영화 '너의 결혼식', '킹메이커' 등 다채로운 행보를 펼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던 서은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거친 여전사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름도, 목적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킬러 조직 '토우' 4인방도 개성 강한 액션으로 매 순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마녀2'는 단점도 분명한 영화다. '마녀2'는 전작 '마녀'와 '마녀 파트3'의 중간 다리 역할에만 충실하다. 캐릭터 추가와 '마녀 유니버스'의 확장에만 집중해 일부 관객들은 영화를 불친절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야기 중반까지 새로운 정보들이 쏟아지는데 속 시원하게 정리하는 것이 별로 없다. '마녀2'를 '마녀 파트3'의 거대한 예고편으로도 생각한다면 흥미로운 영화지만, '마녀 파트3'는 아직 제작이 확정된 영화가 아니다.
특히 아쉬운 것은 '소녀'의 액션이다. '마녀'의 매력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던 '구자윤'이란 소녀의 액션에서 오는 반전, 쾌감이었다. 그런데 '마녀2'의 소녀는 액션신이 거의 없다. 강렬한 눈빛과 손짓 몇 번으로 적들을 해치운다. 오히려 구자윤 식 액션은 서은수와 토우 4인방이 전담하며, 확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