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①에서 계속
한재이는 김춘애의 인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결핍'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라왔기 때문에 부용(이준영)의 과거를 폭로하고, 성형을 하고, 다시 마주친 부용에게 애증의 감정을 놓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춘애의 결핍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여러 결핍 때문에 마음이 단단하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예뻐지고 싶은 욕망이 강했기 때문에 모미를 만나 자신과 비슷한 인생을 살아온 모미를 끝까지 지켜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한재이는 김춘애가 '마스크걸'에서 가장 인간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김모미를 향해 손가락질할 때 김춘애는 그의 곁을 지킨다. '마스크걸'에서는 대부분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김춘애는 그중 가장 따스함이 있는 캐릭터다.
극 중 김춘애는 '마스크걸'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김경자(염혜란)에게 협박받고, 그로부터 김모미를 지키려 애쓴다. 한재이는 염혜란에 대해 '한계가 없다'면서 존경을 표했다.
"촬영 중에는 김경자로 분장한 모습을 보다 촬영 전후로 메이크업 안 한 상태의 선배님을 보게 되는데 너무 낯설었어요. 딴 사람 같았어요. 하하. 염혜란 선배님과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상황에 몰입하게 돼요. 선배님의 캐릭터 소화력에 감탄했고, 망가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탐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한재이는 지난 11년이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이 무너지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고 했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이 없었더라면 김춘애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춘애와 비슷한 면을 꼽자면, 저는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결핍을 느꼈어요.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도 저를 찾지 않을 때마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꿋꿋하게 이 길을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인정받는 날이 올 거로 생각했어요."
한재이의 취미는 해금 연주다. 3년 전, 한 공연에서 대금 연주를 듣고 그 소리에 반한 한재이는 대금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마침 집 근처에 국악원이 있어 그곳에 문의를 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기에 입으로 연주하는 대금은 가르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손으로 할 수 있는 해금을 추천하셨어요. 처음엔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했는데, 해금 소리가 너무 매력적인 거에요. 해금을 연주하면 금세 몰입하게 돼요. 잡념도 사라지고, 내가 해금을 연주한다는 성취감도 좋아요. 저만의 힐링법인 거죠. 하하."
한재이는 '마스크걸'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게 됐지만,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그의 목표는 인기 많은 배우가 아닌 끝까지 도전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마스크걸'을 통해 주목받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죠. 하지만 전 여전히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막 데뷔했을 때나 지금이나 제 목표는 똑같습니다. 대중들에게 한재이의 다양한 '마스크'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겁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