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방송되는 SBS '꼬리의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꼬꼬무')에서는 유능한 사업가이자, 존경받는 독립운동가, 교육자였던 유일한 박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945년 8월 미국의 산타 카탈리나섬. 인적이 드물어 조용하기만 하던 그곳에서 얼마 전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섬 곳곳에서 짐승들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은 입을 모아 얼마 전 입도한 외지인들이 범인이라 말했다. 그들이 온 뒤로 섬에서 총소리, 폭탄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는 것이다. 외지인들은 날마다 사격 연습을 하고, 잠수정을 타고 나갔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돌아오곤 했다. 주민들은 그들을 미군으로 추측했지만, 군인이라기엔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바로 정식 부대라면 있어야 할 부대 마크, 계급장이 없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의 생김새를 자세히 살펴보니, 모두 낯선 외모의 조선인들이었다. 도대체 그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왜 그들은 머나먼 미국에서 수상한 훈련을 받고 있었던 것일까?
당시는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때. 일본의 선제공격을 받은 미국은 그에 반격할 계획을 세운다. 이름하여 '냅코 프로젝트' 였다. 일본이 점령한 조선 땅에 최정예 특수요원을 잠입시켜 일본군을 무력화시킨다. 미국은 요원으로 애국심이 투철한 조선인을 선발하기로 한다. 좋은 직장에 명문대를 졸업한 기술자부터, 일본군에 강제 징용된 포로까지 미국 첩보국 최초의 한인 공작원들이 탄생한 것이다.
그들은 무선통신, 사격, 생존 훈련 등 첩보활동에 필요한 모든 것을 훈련받기 시작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요원 한 명은 에이전트 A였다. 요원 A는 50세로,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함은 물론 그의 사업체를 작전에 이용하는 데 기꺼이 동의했다. 고령임에도 어려운 훈련을 모두 소화해 내고, 조선에서 유명한 사업체를 운영하던 요원 A, 바로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 박사”였다. 의약품 회사를 이끌던 그가 어떻게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박사는 유한양행의 창업자로만 알려져 있다. 종로의 작은 사무실에서부터 시작해 굴지의 제약사가 되기까지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간 주역이다. 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그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의 첫 사업은 미국에서의 숙주나물 장사였다. 유일한은 이름도 없던 작은 회사를 6개월 만에 수백억 매출 기업으로 키운다. 그 비결은 바로 교통사고였다.
이후 유일한은 고국으로 건너와 의약품 사업을 시작한다. 전염병이 들끓던 조국에 제대로 된 의약품을 보급하기 위함이었다. 잘나가던 숙주나물 회사까지 모두 정리하고 조국을 위해 돌아온 천재 사업가. 하지만 조선 사람들에게 그의 약은 그저 ‘검은 머리 이방인이 파는 이름 모를 약’일 뿐이었다. 시장에는 수상할 정도로 효과가 좋은 일본 약들이 넘쳐나고, 유일한의 약 창고에는 나날이 먼지만 쌓여가던 어느 날, 유일한은 또 한 번 운명을 바꿀 선택을 한다. 과연 조국을 위해 모든 걸 버리고 온 그의 진심은 통할 수 있을 것인지 유일한의 허를 찌르는 기지가 '꼬꼬무'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