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마을을 환하게 밝히고 싶다는 그녀의 촌집을 탐구해 본다.
◆시골 마을의 동네 책방 집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전북 남원. 지리산 둘레길의 시작점이 되는 마을에 정겨운 돌담과 커다란 감나무가 반기는 집. 시골의 느린 삶이 좋아 20대에 남원으로 귀촌한 회은 씨. 첫눈에 반했던 한옥에서 책방과 민박을 운영하며 시골살이 중이었는데, 그곳에서 손님으로 찾아온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도시로도 나가봤지만, 시골이 더 좋았던 두 사람은 남원에 돌아와 뿌리를 내리기로 결심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꽉 채운 공간을 갖고 싶어 책방과 직조 공방을 시작한 아내. 지금은 ‘책방이 없는 마을은 영혼이 없는 마을’이라는 어느 소설가의 말을 등불 삼아 이 마을의 영혼이 되기로 했다. 소박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아 더 빛날 수 있었다는 두 사람의 동네 책방 집을 탐구해 본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끝자락 하동. 이곳에서 빈티지 어린이 옷집을 하고 있다는 영이 씨는 다리 건너 광양에 보물 같은 집을 숨겨놨다. 인구가 점점 줄어 이젠 백 가구도 남지 않아 조용해진 동네. 골목길 운치 있는 담장 따라 꼭대기로 올라가면 오늘의 집이 등장한다. 대문도 없고, 담장은 낮아도 광양과 하동이 두루 보일 만큼 멋진 풍경을 가진 곳. 비록 좀 허름했어도 집의 매력에 푹 빠진 아내는 남편 몰래 덜컥 사버렸다.

어디 하나 막힌 곳 없이 뻥 뚫려 시원한 집 내부. 아내는 집이 가진 매력을 살리고자 대들보와 기둥, 검게 그을린 서까래까지 살렸다. 한옥 스타일이면서도 멋스러운 빈티지가구 덕분에 이국적인 공간 탄생.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주방은 만들지 않았다. 그렇게 주말마다 찾아오는 세컨드하우스는 완성됐지만, 빈집 고치기는 이제 시작이다.
동네의 빈집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 야망가 아내는 이 마을이 버려지지 않도록 마을 전체를 고치는 것이 꿈이란다. 그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벌써 집 뒤에 폐가도 샀다는 영이 씨. 이 마을을 환하게 밝히고 싶다는 그녀의 촌집을 탐구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