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올여름 극장가에 강력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찐하게 웃겨주는 잘생긴 남자들, 바로 '핸섬가이즈'가 주인공이다.
'핸섬가이즈'(제공/배급: NEW)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찾은 드림 하우스에서 겪는 뜻밖의 소동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재필과 상구는 누가 봐도 수상한 외모를 가졌는데, 두 사람의 외모는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외모를 갖고 남을 웃기는 건 코미디의 고전적인 수법 중 하나다. 보통은 평균 이하의 외모를 가진 사람을 소재로 삼기 때문에, 모두에게 유쾌한 웃음을 전달하진 못한다.
그런데 누가 봐도 핸섬하지 않은 두 남자를 내세운 코미디 영화? 당연히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마시라. '핸섬가이즈'는 외모로 생긴 오해 때문에 벌어진 대참사를 다루고 있는 블랙 코미디로, 웃음 타율이 꽤 높은 영화다.
미나(공승연)와 친구들은 재필과 상구의 드림 하우스 근처로 여행을 즐기러 왔다가 우연히 두 사람과 마주친다. 이들의 험상궂은 외모만 보고 미나 일행은 재필과 상구가 범죄자일 거라고 속단하는데, 그날 밤 미나가 저수지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마침 그곳에서 낚시하던 재필과 상구는 미나를 구해 집으로 데려가고, 이 장면을 목격한 친구들은 2인조 범죄자들에게 미나가 납치당했다고 생각한다.
'핸섬가이즈'의 원작은 2010년 캐나다에서 제작된 코미디 영화 '터커&데일 Vs 이블'이다. 원작에서도 여주인공의 친구들은 범죄자처럼 생긴 터커와 데일이 납치 사건을 벌였다고 생각하고, 그들로부터 친구를 구하려 한다. 하지만 구하기는커녕 터커와 데일의 겉모습만 보고 지레 겁먹은 이들은 알아서 하나씩 사고사로 죽어 나간다.
'핸섬가이즈'의 전개도 비슷하다. 미나를 구하기 위해 재필과 상구의 집을 찾았던 친구 한 명이 전기톱을 든 재필을 보고 도망치다 사고사로 죽는다. 이때부터 영화는 굉장히 빠르게 굴러간다. 한번 시작된 소동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외모를 소재로 한 그저 그런 코미디라고 오해했던 관객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부수며 쉴 새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이성민과 이희준의 코미디 액션은 일품이다. 영화 초반부터 캐릭터를 착실하게 빌드업하고,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인 쇼타임을 시작한다. 두 사람의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열연은 어처구니없는 상황들도 이해시키는 힘이 있다.
여기에 미나를 연기한 공승연은 차진 리액션으로 이성민과 이희준의 코미디에 힘을 실어준다. 발랄한 대학생에서 강단 있는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은 매력적이고, 중요한 순간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보여준다.
'핸섬가이즈'의 원작은 사람이 죽는 장면을 꽤 잔인하게 묘사해, 호불호를 일으키는 영화다. 하지만 '핸섬가이즈'는 잔인함의 수위를 대폭 낮췄고, 재필과 상구의 드림 하우스 지하실에 악령이 봉인됐다는 원작에 없던 설정을 추가해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오싹한 코미디 영화가 됐다. 악령이 봉인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관련 인물들의 등장과 퇴장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는 점에서 꽤 웃길 줄 아는 영화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로 인생의 아이러니를 표현했다. '핸섬가이즈' 또한 그렇다. 재필과 상구가 겪는 소동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관객들이기 보기엔 101분 동안 시원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희극이다.
오는 2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시간 4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