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특이한 땅에 어렵게 집을 지은 부부의 사연을 전한다.
◆물고기 땅에 지은 조각 케이크 집
아름다운 산세로 마치 강원도를 방불케 하는 부산 기장의 병산마을! 구불구불 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마치 흰색 케이크 한 조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특이한 집 한 채가 있다. 여느 건축주 같으면 쉽게 엄두도 못 낼 모양! 이렇게 독특한 집이 탄생한 데는 집보다 더 독특한 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데... 집 앞쪽은 물고기의 머리, 집 뒤쪽은 물고기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희한한 모양의 땅. 대체 이런 땅은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을까?
아내 건축주가 골프를 치러 왔던 날, 호기심에 이끌려 처음 마주한 이 땅. 발붙이고 있는 아래는 보지도 않고 오로지 탁 트인 눈앞 전경만 보고 한눈에 반했다. ‘여기서 평생 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땅을 구매하고 집 짓기에 돌입! 그런데 이렇게 특이한 모양 땅에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상상조차 쉽지 않았다고.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집은 예사롭지 않다. 평면 대신, 곧바로 곡선 계단으로 이어지는 구조. 지붕과 계단까지 모두 곡선으로 설계돼 마치 휴양지에 온 듯하다. 아내의 요구는 단 하나였다. 1층은 공용, 2층은 사적 공간으로 구성해 달라는 것. 하지만 경치를 중요하게 여긴 건축사는 정 반대를 제안했다. 땅의 높낮이를 반 층 낮춤으로써 1층에 사적 공간을, 2층에 공용 공간인 거실을 배치한 것! 또한 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얇은 프레임의 통창을 쓴 것은 물론, 시중에선 팔지도 않는 급격한 경사의 곡선 창을 주문 제작함으로써 탁 트인 전망을 100% 거실로 들여올 수 있었다고.
어려운 형편 탓에 단돈 4백만 원으로 신혼살림을 시작하면서 오로지 목표는 하나! 잘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는데... 월급이 정해져 있는 남편을 대신해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는 아내 건축주.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향한 감사의 마음은 지금도 이 집의 문주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남이 좋아할 집, 그래서 잘 팔리는 집이 아니라 내가 좋아할 집, 내가 죽을 때까지 같이 갈 집을 짓게 된 부부의 특별한 집을 탐구해 본다.

세월이 쌓인 동네, 마포구 연남동! 오래된 주거 공간과 개성 있는 가게들 사이로 눈에 띄는 신축 집 한 채가 있다. 노출 콘크리트와 살구색 외관, 멀리서도 눈에 띄는 5층 집! 이 집의 주인은 다름 아닌 40대 중반의 부부다. 패션 디자이너인 부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류 사업이 큰 타격을 입으며 고민에 빠졌다. 여기에 부모님의 생활비까지 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컸다고. 결국 부부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로 결정! 하지만 서울에 집 지을 땅 찾기가 어디 그리 쉬울까?
꼬박 2년 동안 발품을 팔다 팔다 포기 직전에 알게 된 연남동의 낡은 구옥 한 채. 하지만 도로와 접한 면적이 작아 신축이 불가능한 상황. 때마침 도로에 인접한 옆집이 매물로 나오면서 두 필지를 합쳐서 집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땅 모양이 왜 이래~’ 자동차 옆모습 같기도 하고, 비뚤어진 오각형을 양쪽으로 잡아 늘여놓은 것 같은 땅에 과연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는지 걱정이었다고 한다.
이 집의 시그니처 공간은 바로 3층부터 5층까지 이어지는 중앙에 뻥 뚫린 계단! 주변 건물의 일조권을 지켜주기 위한 건물 끝에 있던 계단을 3층부터는 중앙으로 옮겨왔던 것. 그런데 이게 웬일! 독특한 계단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 CF나 화보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특이한 땅에 어렵게 집을 지었더니 부수입까지 생겼다고 부부는 행복한 아우성이다.
부부의 주거 공간은 4층과 5층. 좌우로 길고 폭이 좁은 땅 모양 때문에 실내 공간도 넓을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전혀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열린 창 덕분이다. 내부 계단을 통해 연결되는 5층 또한 땅의 형태가 그대로 느껴진다. 전망을 확보하고자 계단을 중심으로 양 끝에 멀티룸과 침실을 배치했다. 그 덕에 공간 분리도 확실하게 되고, 부부가 각자 쉬고 싶을 때도 안성맞춤이라는데.
집 짓기 전엔 걱정 가득했던 땅! 하지만 막상 집을 짓고 보니 독특한 땅 모양 덕분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집을 만들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