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1. 30대 남자가 20대 여성 집에 무단 침입했다. 피의자 A씨는 피해여성 B씨에게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명목으로 접근했다. 30대 남성 C씨 또한 B씨가 집 문을 닫으려 하자 발을 끼워 문을 못 닫게 한 뒤 B씨 집에 침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 2. 30대 남자 박모씨가 여자친구 오모씨를 강제로 차에 태운 건 물론, 전 여자친구 때문에 화가 나 차 유리창을 깨고 오모씨의 전 남자친구 차를 들이받는 등 폭력 성향을 보인 것이 확인됐다.
얼핏 보면 사회면에 날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그럴듯한 로맨스로 포장되어 안방극장에 방송되고 있다. 심지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운빨로맨스’와 ‘또 오해영’ 이야기다.
그동안의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은, 여자 주인공에게 거칠게 마음을 표현하는 남자 주인공의 ‘상남자’적인 면모다. 일례로,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한 장면을 보자. 한기주가 파티장에서 강태영을 끌고 나와 로비로 간다. 손목을 거칠게 잡아챈 그는 강태영이 “이것 좀 놔요”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이후 한기주는 “이 남자가 내 남자다 왜 말을 못 하냐고!”라고 거칠게 소리친다. 해당 장면은 1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패러디의 소재로 등장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다른 예시를 보자. 6년 전 신드롬적인 인기를 구가한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는 ‘싫다’는 길라임을 강제로 침대에 눕히는 김주원의 모습이 나온다. 해당 장면은 방송 당시에도 논란이 된 부분. 하지만 이는 극 중에서 길라임을 사랑하는 김주원의 사랑이 극대화된 장면으로 사용됐다.
최근 방송되는 드라마는 어떨까. 지난 6일 종영한 드라마 ‘아름다운 당신’에서는 줄기차게 남자 주인공 하진형을 밀어내는 여주인공 차서경이 나온다. 하지만 하진형은 “서경 씨도 내 마음과 같잖아요”라는 말과 함께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고 강제한다.
드라마의 일반적인 클리셰라고 보기엔 해당 장면들은 사실 다소 위험하다. 드라마는 감정을 극대화시켜 시청자에게 보다 극적으로 애정선을 표현한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장면이 로맨스의 한 장치로서 사용된다는 것. 게다가, 해당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끌수록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현실적으로 이런 행동은 범죄에 가깝다. 데이트 폭력의 사례로 보고되는 것 중에는 강제로 여자친구를 끌고 가는 행동도 포함돼있다. 손목을 거칠게 끌고 가는 것도 '폭력'이지만, 이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미디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성 행동이 로맨스의 극적 장치로 포장되는 건 불편한 일이 되어야 맞다. 경찰청 2013년 범죄 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에서 피해자의 여성비율은 90%를 넘었다. 여성 대상의 범죄가 늘어나는 사회가 된 만큼, 은연중에 심어지는 ‘폭력성 로맨스’는 지양됨이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