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의 고무줄 편성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3일 KBS2 월화드라마 '뷰티풀마인드'가 종영했다. 본래 16회로 기획됐던 작품이지만 2회를 줄여 14회로 조기종영하게 된 것.
'뷰티풀마인드'는 공감장애 의사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차근차근 담아내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장혁의 열연이 호평받으며 매회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3~4%대에 정체 상태였다.
'뷰티풀마인드'의 조기 종영에 KBS는 "올림픽 중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중계를 위해 부득이 '뷰티풀마인드'를 축소 방송하겠다는 것.
그러나 똑같이 올림픽 기간에 방송되는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는 축소 논의가 없다는 점에서 "'뷰티풀마인드'의 시청률 때문에 조기종영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댓글 등의 반응에도 "시청률이 낮아 조기종영 철퇴를 맞았다"는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KBS의 '뷰티풀마인드' 조기 종영이 더욱 비판을 받는 이유는 잘나가는 드라마의 경우 연장 방영 혹은 특집, 스페셜 방송 등을 내보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시청률 30%를 넘기며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다섯'은 당초 50회에서 4회가 늘어난 54회로 연장했다. 마지막회 시청률 38%로 초대박 드라마로 꼽히는 '태양의후예'는 100% 사전제작으로 연장하지 못하는 대신 무려 3일이나 스페셜 방송을 선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BS의 고무줄 편성에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청률은 광고와 직결되고, 곧 수익이 되는 방송사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수신료를 받는 공영 방송인 KBS가 이래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KBS는 그동안 시청률은 낮아도 마니아층의 지지반응을 이끌어낸 드라마를 배출해왔다. '얼렁뚱땅 흥신소', '경성스캔들' 등의 작품은 당시엔 시청률이 낮았지만 지금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KBS의 상황이라면 이들 작품도 조기종영의 칼날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고무줄 편성 뿐 아니라 편성 눈치보기도 만연하다. KBS2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첫 방송 날짜는 22일이다. 이는 본래 15일에서 한 주 늦춰진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또 올림픽이다. 그러나 SBS 월화드라마 '달의연인-보보경심 려'와 맞대결을 위해 첫 방송 날짜를 내부적으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BS 내부에서도 "공영 방송인 KBS는 현재 그 어떤 상업 방송사보다 상업적"이라는 자조도 흘러나오고 있다.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는 설립 취지를 드라마로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