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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수향 "제가 꽃길만 걸었다고요?"…그녀에 대한 오해와 진실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임수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임수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처음부터 주인공. 이후로도 줄곧 주인공. 말 그대로 탄탄대로를 걸은 줄 알았다. 첩보원, 게이샤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도 선보였고, 여기에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세련된 외모는 '고생 모르고 자랐을 것 같다'는 선입견을 부채질했다. 배우 임수향(26)의 이야기다.

임수향은 2011년 임성한 작가의 '신기생뎐' 주인공으로 발탁돼 화려한 데뷔를 했다. 장서희, 이다해 등을 여자 주인공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리던 임성한 작가의 신데렐라로 발탁됐기에 어떤 신인보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아이리스2',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등에 출연하며 극을 이끌었다. 데뷔 5년, 1년에 한 작품 정도 출연했던 탓에 출연작은 많지 않지만, 임수향이란 배우가 갖는 색깔은 뚜렸했다. 그렇기에 임수향이 KBS2 '아이가다섯'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적잖은 놀라움을 안겼다. 하지만 임수향은 그런 시선에 아랑곳없이 장진주를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Q:'아이가다섯' 출연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이전과는 전혀다른 모습이라 '놀랍다'는 평이 많았다. 이전까지 여자 주인공만 했었는데, 극의 역할도 이전보다 작은 느낌이었다.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텐데.
임수향: 저에겐 밝은 모습도 있는데 이전까지 너무 사연있는 역할만 하다보니 아예 제안 자체가 안왔다.(웃음)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하고 다녔는데도, 아무도 찾아주지 않더라.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감격시대'를 했던 김정규 PD님이 '아이가다섯'을 하게 됐다면서 연락을 주셨다. 감독님은 제 실제 성격을 아시니까. 거기에 장진주라는 캐릭터가 정말 귀여웠고, 대본도 좋았다. 그래서 바로 결정했다. 저에겐 이런 환기를 시켜줄 캐릭터가 절실했는데, 잘한거 같다.

Q:하고싶던 연기를 해서였을까. '아이가다섯'을 마친 후 유독 '행복했다'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더라.
임수향:정말 행복했다. 그전엔 상상할 수 없을 아품을 가진 여자의 삶을 표현해야했다. 연기를 할 땐 배우도 그 감정에 전이돼 정말 힘들었다. 그 감정들이 제 속에 쌓이는거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래서 우울했던 거 같다. 진주는 밝고, 많이 웃고, 통통 튀는 아이다. 그래서 연기하는 저도 밝아지고 행복했다.

Q:장진주가 밝고 통통튀긴 하지만 초반엔 '얄밉다'는 반응도 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순간 그런 반응들이 사그라들더라.
임수향: 맞다. 진주를 연기하면서 그 부분을 가장 신경썼다. 어떻게 보면 얄미운 캐릭터인데 사랑스럽다. 그래서 정말 많이 웃었다. 얄미웠던 진주가 변해가는 과정도 극의 한 모습이기 때문에 초반엔 다소 얄미운 모습을 보이더라도 극이 진행되면서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Q:실제 성격도 진주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연애 스타일도 진주처럼 진취적인가.
임수향: 애교 많고, 이런 성격은 진주와 비슷하다. 하지만 연애 스타일은 다른 것 같다. 진주는 맘 먹는 남자는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만, 저는 스파크가 튀지 않으면 연애를 아예 하지 않는다. 제가 만난 사람은 다 첫 눈에 반해 교제를 했다. 외모든, 매너든 어떤 부분에 반해야 시작이 가능하다.

▲임수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임수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구체적인 이상형을 소개해 달라. '아이가다섯' 캐릭터 중에 꼽으면 누구인가.
임수향:상태의 듬직함. 호태의 순정. 태민이의 반듯함. 상민의 유머를 갖춘 사람?(웃음) 다 있었으면 좋겠다.

Q:잘 웃고, 애교도 많은데 사연있는 연기만 했던 건, 아무래도 데뷔작 '신기생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발탁이 된 건가.
임수향: 데뷔작은 영화 '4교시 추리영역'에 단역으로 출연한 거다. 이후 사전제작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을 먼저 촬영하고, '신기생뎐' 오디션에 합격했는데 방송은 '신기생뎐'이 먼저됐다. '신기생뎐' 오디션을 보러갔을땐 시놉시스도 없고, 어떤 내용인지 어떤 캐릭터인지 전혀 모르고 갔다. 그래서 임성한 작가님의 전작을 모두 봤다. 여자주인공은 모두 단아하고 똑부러지면서 여성스러운 캐릭터들이더라. 그래서 최대한 말을 안했다.(웃음) 연기도 중요하지만 이미지도 중요하니까, 오디션 볼 때부터 그랬다.

Q: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빵' 뜬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안양예고-중앙대-데뷔까지 탄탄대로만 걸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는 다른 것 같다.
임수향: 또래보다 빨리 많은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히 맞다. 그렇지만 그전에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다. 중학교때 처음 연기자가 되기로 맘 먹었는데, 그때가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이었다. 부모님은 공부하라고 미국으로 보냈는데, 몰래 홀로 귀국해서 연기배우러 다녔다. 그렇게 안양예고에 입학했고, 대학에 갔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서 영어라도 제대로 배워올껄 후회가 되기도 한다. 영어가 되면 뭐라도 써먹었지 않겠나.(웃음)

Q:연기에 대한 욕심도 큰 것 같다.
임수향: 맞다. 체력이 좋지 않아서 한 작품을 하고 나면 오래 쉬어야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좀 더 말랑말랑한 것도 하고 싶고. 아직 사극도 못해봐서 해보고 싶다. 촬영이 없을땐 집순이라 맨날 드라마를 본다. 대사를 따라하기도 하고, 내가 하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도 하고. 이전엔 밝은걸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해보고나니 각기 매력이 있더라. 가리지말고 뭐든 주어진다면 잘 해내고 싶다. '아이리스'도 '감격시대'도 지금보면 아쉬운 게 많다.

Q:작품을 안할땐 집에만 있으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MBC '나혼자산다' 출연은 어떤가.
임수향: 엄청 재미없을 거다. 집에서 강아지들이랑 계속 누워만 있다. '여자 전현무'라고 해도 될 거 같다. 누워서 다 한다.(웃음) 강아지 2마리를 키우고 있다. 포메라니안과 장모치와와다. 촬영이 길어질 땐 동물병원에 맡기거나 지인에게 부탁을 한다. 그래서 촬영이 없을땐 최대한 집에서 같이 지내려한다. 애들한테 리모콘 가져오는 걸 훈련시키고 싶은데 애들이 작아서 잘 되지 않는다.

Q:차기작이 드라마가 아니라 토크쇼 '베테랑'이다. SBS '주먹쥐고 소림사'를 하긴 했지만 MC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임수향: 예능 MC는 이전부터 꿈꿔왔다. '연예가중계' MC도 하고 싶었다. 기회가 됐기에 주저없이 '좋아요'라고 했다. 예능을 하면서 느끼는게 예능하시는 분들이 정말 센스가 좋고 똑똑하시더라. 이번에 예능을 배우고, 또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쉬지 않고 달리고 싶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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