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우리 주위엔 그렇지 않은 것들도 꽤나 있다. ‘컬투쇼’도 그 중 하나다.
정찬우 김태균 등으로 구성된 개그그룹 컬투는 10년 동안 매일같이 SBS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왔다.
수많은 레전드 사연들을 배출하는 데에는 개그맨 출신인 이들의 입담이 주효했다. 남녀노소를 모두 포용하는 정찬우 김태균의 탁월한 모사 능력과 사연을 차지게 읽어주는 말솜씨는 사연들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정찬우 김태균은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지난 1994년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팀으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SBS ‘웃찾사’에서 비로소 빛을 발했다. 2004년도에 첫 선을 보였던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코너에서 컬투는 미친소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때 그때 달라요’에서 컬투는 영어 문장을 발음되는 대로 읽으며 나름의 한국식 해석을 곁들이는 등 찰떡같은 호흡의 콩트와 번뜩이는 입담을 과시해 인기를 끌었다. 당시 정찬우가 클레오파트라 머리스타일의 가발과 큰 해바라기 꽃을 머리에 달고 나왔던 스타일도 화제를 모아 다수의 패러디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컬투는 ‘미친소’를 뛰어넘는 흥행작을 쉽사리 내지 못했다. ‘그때 그때 달라요’는 컬투의 개그인생에서 손꼽히는 코미디였고, 당대를 뒤흔드는 인기를 구가했던 만큼 이를 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컬투는 주력분야인 개그ㆍ코미디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바로 라디오였다. 2006년 5월 1일 첫 방송된 ‘컬투쇼’는 라디오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매 회마다 방청객 다수를 두고 방송을 진행하는 독특한 포맷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다수의 라디오 방송이 감성적이고 사연자와 감정적인 교감을 나누는 것과 다르게 ‘컬투쇼’는 청취자의 사연을 개그맨다운 맛깔 나는 입담으로 소개하며 그해 곧바로 동시간대 청취율 1위로 올라섰다.
그 후 10년 8개월여가 지났다. 연차로는 11년차다. 10년가량의 세월이 흘러오는 동안 ‘컬투쇼’는 10년 연속 라디오 청취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매일, 매달, 매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셈이다.
앞서 진행된 1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정찬우는 “청취율 2등이 되면 관두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런 날은 아직은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듯하다. ‘웃찾사’ 미친소를 ‘컬투쇼’로 넘어선 컬투는 이를 발판으로 음반 발매, 스탠딩 코미디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컬투와 ‘컬투쇼’, 이들이 만들어가는 ‘WIN-WIN’의 행태에도 관심이 더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