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을 함께 부대끼고 사는 가족들도 적잖은 다툼을 안고 사는 게 일반적이다. 피를 나눈 가족도 이러는데, 하물며 생판 남은 어떨까. 하지만 컬투는 조금 다르다.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은 ‘컬투쇼’를 유지시켜온 명맥이 됐다.
SBS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는 웃음이 주가 된다. 매일 오후 두시부터 네시까지 웃음으로 빼곡이 채우는 ‘컬투쇼’에는 DJ 컬투의 입담이 필요충분조건이다. 특히, 재미난 사연을 더욱 재밌게 꾸며주는 정찬우 김태균의 공이 크다. 즉석에서 콩트를 선보이는 듯한 이들의 입담은 들으면 들을수록 묘한 중독성을 가미시키는 듯하다.
지난 2006년 5월 1일 첫 방송된 ‘컬투쇼’. 현재까지 방송되는 동안 개인사를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에는 크고 작은 일들이 즐비했다. 노무현 김대중 등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으며, 메르스 사태가 터지고 세월호 참사가 빚어졌다. 현재는 최순실 등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 사실이 드러나며 국민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김태균은 모친상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라디오는 매일, 그야말로 365일 방송된다. 그런 만큼 나라에 대소사가 일어날 때와 힘든 일을 겪을 때,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컬투 내에서 불편한 감정이 오가거나 서로 합(合)이 맞지 않을 때 등 다양한 변수가 언제나 산재해왔다.

최근 열린 ‘컬투쇼’ 1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정찬우 김태균의 말은 이를 더욱 명확히 보여줬다.
정찬우는 “가끔 서글플 때가 있다. 내가 몸이 아프거나 감정이 좋지 않은데, DJ를 10년이나 하다 보니 웃기는 방법을 아는 거다. 그래서 마치 ‘알파고’처럼 웃길 때가 있었다. 프로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내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웃기는 내 모습이 슬프게 느껴진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김태균 또한 “재밌게 방송을 녹음하고 지방 공연을 갔는데,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생겨 다시 지방 방송국을 찾아 재녹음 한 적도 여럿 있었다. 어려운 현실과 상황에서 그 감정을 다스리며 방송을 할 땐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컬투쇼’를 ‘컬투쇼’답게 유지시킨 건 컬투의 23년차 팀워크였다. 정찬우는 “김태균과는 1994년 11월달부터 계속 해왔다. 부부보다도 같이 있는 시간이 길다. 덤덤하다”면서도 “늘 같이 해주는 게 고맙다”고 말했고, 김태균은 “정찬우와 라디오뿐만 아니라 공연도 함께 한다. 23년 동안 팀으로 생활하하며 몸에 팀워크가 뱄다”며 자신들의 팀워크 원천을 되짚었다.
김태균은 또 “우린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그 호흡으로 견뎌왔다. 그게 대중의 귀와 눈에 보여지는 것 같다”면서 “우리끼리 볼 때는 둘의 합이 안 맞는 부분이 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워낙 호흡이 잘 맞아왔기 때문에 대중에 티가 잘 나지 않거나, 눈에 보이더라도 그냥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청취자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년 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하며 사랑받은 ‘컬투쇼’와 컬투, 앞으로 더 쌓여나갈 이들의 호흡은 ‘컬투쇼’가 더욱 탄탄하게 청취자와 호흡해나갈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와도 같다. ‘컬투쇼’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더해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