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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썰] 드라마를 만드는 숨은 일꾼, 드림E&M 김지우 본부장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드림E&M 김지우 본부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드림E&M 김지우 본부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스타가 밥을 잘 먹기 위해서는 정갈하게 차린 밥상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밥상을 차렸던 사람들이 있기에 빛나는 작품, 빛나는 스타가 탄생할 수 있었다.

비즈엔터는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매주 화요일 ‘현장人사이드’에서 전한다. ‘현장人사이드’에는 3개의 서브 테마가 있다. 음악은 ‘音:사이드’, 방송은 ‘프로듀:썰’, 영화는 ‘Film:人’으로 각각 소개한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에게 듣는 엔터ㆍ문화 이야기.

배우와 PD, 작가의 갈등을 총괄해서 해결하거나(SBS '온에어'), 촬영장에서 궂은일을 다하면서도 설움을 당하거나(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아니면 모든 것을 꿰뚫고 드라마 제작 환경을 쥐락펴락하거나(SBS '드라마의 제왕'). 이 작품들은 드라마 속에서 그려진 드라마 제작 PD들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정작 드라마 제작 PD들이 제작 환경에서 어떤 역할,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류의 성장, 그 중심에 드라마가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제작 PD들의 중요성과 역할은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호평 속에 JTBC 최고가로 수출된 '청춘시대', 올해 tvN 새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까지,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 드림E&M의 김지우 본부장에게 드라마 제작 PD의 업무를 물었다.

▲(출처=드림E&M)
▲(출처=드림E&M)

Q.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했고, 지금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나.
김지우:
12년 전에 처음 일을 시작해 KBS2 '천명', '공주의 남자', '조선총잡이', SBS '다섯손가락', JTBC '청춘시대' 등의 작품에서 제작 PD를 맡았다. 지금 방송 중인 드라마로는 MBC '행복을 주는 사람', SBS '아임 쏘리 강남구'가 있고,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 방송을 앞두고 있다.

Q.제작PD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김지우:
드라마를 기획하고, 그 기획물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각 영역의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판을 깔아주는 역할이다.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작가가 쓴 시놉시스와 대본이 나오면 방송국에 소개해 편성이 되도록 한다. 방송사 편성이 확정되면 PD는 연출, 배우는 연기, 스태프는 각자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살림 예산을 짜고 운영한다.

Q. 방송국에서도 연출자 외에 프로듀서가 있다. 제작사 소속 PD와 하는 일은 무엇이 같고 다를까.
김지우:
드라마 제작비는 크게 제작사와 방송국의 공동 투자로 부담한다. 방송사 PD는 방송사에서 관리할 부분을 챙기고, 제작사 PD는 그 외의 부분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보면 한 작품이 잘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같은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Q.최근 몇 년 간 드라마에서 드라마 제작 PD들의 모습이 등장하곤 했다. 이들의 모습을 어떻게 봤나.
김지우:
솔직히 말하면 그 작품들을 모두 직접 보진 못했다.(웃음) 그렇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약간의 과장은 있다곤 하더라. 요즘은 방송사에서도 제작사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주고, 제작사에서도 방송사와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대화하고 소통한다. 최대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Q.그렇다면 제작PD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김지우:
판을 잘 까는 게 중요하다. 그 판을 잘 깔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본을 잘 봐야한다. 대본은 드라마의 시작이다. 이 대본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판단이 서야 편성도 되고, 캐스팅도 할 수 있다. 좋은 대본이 더욱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 제작 PD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아무리 대본이 좋아도 한국에서 영화 '매드맥스'를 드라마로 만들 순 없으니까. 해외 판매, PPL 등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최대한 합리적으로 판을 짜는 능력이 중요한 거 같다.

Q. 그렇다면 좋은 대본은 어떤 것일까.
김지우:
지난 16년 동안 11편의 드라마를 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다만 만화처럼 단순에 읽히는 대본은 있더라. 개연성이 어떻게 되는지, '왜 이렇게 될까' 고민할 필요가 없는 대본, 그런 이야기가 좋은 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 그대와'는 잘 읽히는 재밌는 대본이었다.(웃음)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에서 나가는 작품은 다 자신 있어서 나가는 거다.

▲드림E&M 김지우 본부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드림E&M 김지우 본부장(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드라마 제작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은 무엇일까.
김지우:
캐스팅이다. 생각보다 배우가 별로 없다. 편성이 되려면 스타급 배우가 필요하다. 그런데 누구나 떠오르는 한류배우들, 톱 A급이라 하는 사람들은 드라마를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다보니 (캐스팅이) 힘들다. 그래서 드라마의 절반은 캐스팅이라고 한다.

Q.한류가 드라마 시장을 키웠지만, 반대로 캐스팅을 더 어렵게 한 것 같다.
김지우:
그래서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거대 자본이 유입되다 보니 중국에 포커스를 맞춰 기획이 이뤄졌고, 정작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중국이 원하는 이야기, 그들이 원하는 캐스팅, 그들의 심의에 맞는 전개에 맞춰 업무가 진행된 경향도 있었다. 막대한 자금을 풀어 놓으니 무시할 수 없었던 거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이렇게 계속 가다보면 거품이 빠지지 않을까 싶다.

Q. 그럼에도 사드 재배치로 촉발된 중국의 한한령으로 한류가 위축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지우:
요즘 드라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중국 때문에 한숨을 쉰다. 큰 시장이었던 중국을 빼고 나니 예상 매출이 엄청나게 달라지게 됐다. 아직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출연료 개런티는 요지부동인데 제작비는 줄어들어 어려워진 상황이다.

Q.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김지우:
'한국만의 플랫폼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은 한다. 한국말을 하고, 한국 스태프가 찍었지만 한국이 아닌 해외 수출을 노린 드라마가 과연 한국 드라마, 한류일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 그런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케이블과 종편, 웹드라마 등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까진 상업적 가치를 충분히 만들고 남을 만큼의 정도는 아닌 거 같다. 더 많은 채널을 통해 보다 다양한 시청층을 겨냥한 작품들이 선보여져야 한다.

Q: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 드라마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지우:
한국 드라마 제작진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비상하고 엄청난 추진력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어떤 나라에서도 우리처럼 찍는 곳이 없다는 건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2달 만에 편성이 되고, 생방송으로 찍으면서도 시청률이 잘나오는 작품들도 있다. 순발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류 드라마라고 칭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게 신기하고 대단한 거다. 이런 사람들에게 충분한 제작비, 시간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훌륭한 작품이 나오겠나.

Q. 일각에선 '한국은 드라마 왕국'이라면서 '드라마가 너무 많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김지우:
과연 그럴까. 드라마가 많다곤 하지만 작가 1명당 2년에 1편을 선보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Q. 일부 스타 작가 쏠림 때문에 그런 건가.
김지우:
스타 작가 독식만은 아니다. 최근엔 신인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tvN '굿와이프' 전도연, '안투라지' 조진웅, 서강준이 무엇을 보고 작품을 택했겠나. 대본의 힘이었다. 스타 작가가 아니라 양질의 대본만 있다면 캐스팅도 되고, 투자가 될 수 있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김민정, 임예진 작가도 신인이지만 방송 전부터 대본이 좋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작품을 선보일 플랫폼이 적어서 그런 거다.

Q. 앞으로 우리 드라마 산업이 더욱 발전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김지우:
전체 제작비가 특정 누군가에게 쏠리는 현상이 해결돼야 할 거 같다. 작가든, 배우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건 큰 문제다. 적절하고 합리적으로 비율을 맞춰 제작해야하지, 한정된 제작비에서 어느 한쪽이 독점을 하면 다른 스태프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게 된다. 이건 정말 꼭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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