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특수부대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은 위조지폐 동판을 빼돌려 남한으로 숨어든다. 북한 수뇌부는 동판을 되찾고자 남한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는데, 서울에 파견된 이는 기성의 배신으로 아내를 잃은 림철령(현빈)이다. 그런 철령의 파트너로 낙점된 남한 형사는 정직 처분을 받고 있는 강진태(유해진). 이들의 티격태격 공조 수사가 시작된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은 이들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적어도 집안일 하느라 쌓인 피로에 부담을 얹히는 무겁고 복잡한 영화는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또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오락액션 장르에 관객들이 기대하는 ‘키득거리게 하는 유머’와 ‘시각적 재미에 발맞춘 액션’이 곳곳에 진열돼 있다. 현빈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액션을 이끌고, 유해진이 푸근한 입담으로 코믹을 담당한다.
‘의형제’ ‘용의자’ 등의 기시감이 엿보이지만 영화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는 ‘특수성보다 보편성’에 힘을 실어온 제작자 JK필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서인지, ‘공조’는 기존 JK필름 영화들에 향했던 말을 동어반복하게 하기도 한다. 보편의 웃음을 담아내는 능력은 탁월하나, 그 방식이 다소 촌스럽다는 평에서 ‘공조’는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는 소재를 다소 안일하게 풀어낸 혐의도 짙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는 간첩-탈북자 문제를 대중적인 호흡으로 풀어낸 ‘의형제’의 결기나, 액션 프로덕션을 꼼꼼하게 실현시킨 ‘용의자’의 섬세함이 없다. ‘남북 공조’라는 설정은 웃음을 위한 하나의 미끼일 뿐이라는 듯.
디테일 부족도 ‘공조’를 방해한다. 감정적인 ‘밀당’을 하던 남북 두 형사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의 호흡이 거칠다보니, 개연성 면에서 빈틈이 노출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건 마지막에 위치한 액션들이다. 화끈한 액션으로 마무리 해 보겠다는 의지는 엿보이나 설정이 이를 배반한다. 80-90년대 영화에서나 볼법한 경악스러운 설정(밧줄, 폭탄 등)을 끌어와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깎아 먹는다. 영화가 늘어지는 느낌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현빈은 좋았다/나쁘다 말하기 애매한 연기를 보여준다. 현빈의 문제라기보다는 캐릭터의 한계 같다. 사실 현빈은 일상적인 연기를 할 때 그 진가를 증폭시키는 배우다. 이번 영화로 액션에도 소질이 있음은 확실시켜 주긴 했으나, 그 연기의 맛을 보여줄 장면이 부족했다는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유해진은 유해진이다. 유머를 주조하는 능력이 여전히 탁월하다. 유머를 격 떨어지지 않게 구사하는 것도 이 배우의 놀라운 능력. 많은 제작자가 유해진을 찾는 이유이기도 할 테다. 다만, 톤 앤 매너가 전작 ‘럭키’와 겹치는 면이 있어 ‘공조’에서의 재기발랄함이 다소 반감돼 보이는 게 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두 남자의 공조이지만, 진짜 흥미로운 쪽은 다른 쪽 공조에 있다. 장영남-임윤아의 공조다. 자매로 등장한 이들의 호흡이 제법 찰지다. 특히 이 영화로 스크린에 진출한 윤아의 생활연기가 인상적인데, 여러모로 득이 될 게 많아 보인다. ‘소녀’시대로 불리던 소녀가 스크린에서도 소녀인 척 하면 너무 재미가 없으니까. 배우로서의 강단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