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①에서 계속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출산율 감소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또 출산과 육아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은 현대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다. 개그맨 조승희는 2016년부터 육아로 지치고, 육아와 일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에 의한, 엄마들을 위한, 엄마의 개그 토크쇼 '투맘쇼'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투맘쇼'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어요. 아직 저출산이나 경력단절 같은 사회적 이슈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전이었거든요. 개그맨 정경미, 김경아가 육아하면서 겪은 고충들을 바탕으로 공연을 만들어 본 거였어요."
조승희는 '투맘쇼'을 처음 공연했던 날짜, 2016년 7월 1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엄마들은 공감해주길 원한다는 것'이었다.
"첫 공연을 마치고 가장 놀랐던 건 관객들이 눈물을 흘린다는 거였어요. 때론 아이 덕분에 즐겁고, 가끔은 지치기도 하고, 그렇다고 어디에 툭 터놓고 할 수 없었던 육아 이야기를 연예인이 해주는 것에 관객들이 힐링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 감성은 첫 공연 이후 9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고, '투맘쇼'의 본질인 것 같아요."
조승희는 "사실 '투맘쇼'가 이렇게 오래 이어질 줄 몰랐다"라고 전하며 미소를 지었다. 공연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저출산, 여성 경력단절과 같은 이야기들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 전이었다.
"정경미, 김경아 두 사람의 아이들이 다 크면 '투맘쇼'도 끝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4의 멤버로 김미려가 합류한 뒤에는 우리 사는 얘기를 더 적극적으로 했죠. 전 아직 결혼하지 않았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또 그들의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하하. 그러니까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공연을 보러 오고, 아직 그 시기가 다가오지 않은 분들은 그분들대로 공감하시더라고요."
'투맘쇼'로 달라진 것도 있다. 조승희는 공연사업자 '맘통령'의 대표로서 다양한 공연들을 기획하고 있다. '투맘쇼'를 시작으로, 보육교사 힐링 콘서트 '선생님 많이', 육아 토크쇼 '동갑이몽', 시니어 타깃 공연 '청바지 쇼', 조승희 홀로 진행하는 '조승희 쇼'가 '맘통령'에서 보유하고 있는 IP다.
"엄마들과 비슷한 고충이 있는 사람들이 바로 보육교사들이더라고요. 개그맨이자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장효인과 보육교사를 위한 공연 '선생님 많이'를 시작하게 됐어요. 또 우리도 언젠가 나이가 드니까 타깃을 조금 바꿔본 것이 '청바지 쇼'였고, 특별한 의상이나 소품, 스태프를 줄여서 기획한 공연이 김영희와 함께 진행하는 '동갑이몽'이고요. '조승희 쇼'는 저 혼자 하는 공연도 필요한 것 같아 만들게 됐습니다."
조승희는 공연을 이렇게 늘려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투맘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타깃층이나 공연의 내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모든 공연은 '투맘쇼'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희는 자신의 삶이 '투맘쇼'와 함께 가고 있다고 전했다.
조승희는 '투맘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공연은 단순한 무대 위의 행사가 아닌, 관객들과의 교감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이런 접근 방식은 다른 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조승희는 1년 전부터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공연·행사의 일부를 담은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숏폼 영상이 사랑받는 것을 보며 자신에게는 일상적인 일이 대중에겐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취미로 캠핑하러 다니는데 처음에는 캠핑 영상을 올렸어요. 그게 10만 뷰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매일 캠핑하러 다닐 순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매일 하는 일을 올려봐야겠다 생각했어요. 큰 기대를 하고 올렸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조회 수가 200만이 나오더라고요. 22년째 행사를 진행하니까 이게 재미있는지도 몰랐던 거죠."
조승희가 공개하는 영상을 본 동료 개그맨들은 '영업 비밀'을 너무 풀어놓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하지만 조승희는 숏폼 콘텐츠 제작을 통해 자신의 가치가 한 단계 높아졌다고 말한다.
"당연히 걱정할 순 있어요. 하지만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나서 1년 동안 행사를 일주일에 4개씩 하고 있어요. 숏폼을 보고 섭외 문의가 들어오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 그동안 올린 영상 개수를 세어보니 150개 정도 되더라고요. 노는 시간, 쉬는 시간을 줄여가며 만들었던 거에요. 체력적인 한계를 느낀 적도 있지만, '조승희'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③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