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인터뷰] 백성현, 아역을 넘어, 장르극을 딛고, 똑똑한 배우로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지금은 멜로보다는 장르물이 좀 더 구미가 당기네요. ‘보이스’가 너무 재밌었거든요.”

백성현은 아역배우 데뷔를 시작으로 연예계에 깊게 뿌리내린 배우다. 이제 한국나이로 29살이 된 그는 올해로 데뷔 23년차인 굵은 이력을 자랑한다. 그런 그가 처음 만나본 장르극 ‘보이스’는 그야말로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착하고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와 로맨스, 가족극 등을 주로 해왔던 만큼 ‘보이스’는 그에게 연기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게 했다.

작품을 할 때 ‘재미’를 가장 최우선으로 둔다는 그는 ‘보이스’를 통해 새 장르에 대한 도전정신과 악역·장르물의 매력 그리고 ‘장혁’을 알았다고 웃어보였다. 과연, ‘보이스’를 기점으로 배우 백성현은 어떻게 뻗어나갈까. 연기생활 23년차에 맞은 백성현의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바로 지금, 열리기 시작했다.

Q. 휘몰아치던 ‘보이스’, 끝내고 나니 어떤가.
백성현:
‘보이스’가 16부작이지만 시간상으로는 20부작 정도로 찍었다. 그런데도 금세 지나간 것 같다. 매 회마다 에피소드가 다르기도 했지만, 장르물을 처음 경험해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이다.

Q. 첫 장르극이지만 정말 잘 소화했다. 작품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됐고.
백성현:
사실, 생각한 것보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거든(웃음). 보통은 한 10회쯤 지나면 지치기도 하고 매너리즘도 오고 그러는데 ‘보이스’는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16회까지 정말 재밌게, 집중해서 잘 찍었다. 중간에 19세 시청등급으로 바뀌고 시간도 늦춰지고… 꽤 다사다난해서 시청자 분들께도 혼란을 드렸는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종방연에서 배우들끼리 나눈 대화도 궁금하다. 힘든 장면도 여럿 있었지 않나.
백성현:
장혁 형은 여한이 없다더라. 마지막엔 물까지 빠졌으니까.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김재욱(모태구 역) 형인데, 우린 중간에 따로 만난 적도 없었다. 항상 촬영장도 달라서 같이 연기할 일이 없었는데 마지막에 만나서 거의 죽음까지 갔지(웃음). 사실 우리가 주연 6명(장혁, 이하나, 김재욱, 손은서, 예성, 백성현)인데, 난 장혁 형을 제일 많이 만나고 나머지 배우들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종방연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고 그랬다. 추운 날 고생한 스태프 분들 이야기도 했고, 에피소드에 나오신 선배님들이 ‘보이스’를 먹여 살렸다고 다들 그랬다.

Q.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누구인가.
백성현:
이용녀 선생님이다. 촬영할 때도 무서웠다. 이하나 누나는 할머니 시체가 무서워서 연기를 못할 정도였다. 나도 리허설 때 장혁 형님이 갑자기 장롱을 열어보라고, 없던 대사를 하시더라. 촬영 중인 걸 알면서도 장롱 문을 열 때 이용녀 선생님이 그 안에 계실까봐 너무 무서웠다.

Q. ‘보이스’에서는 무엇보다도 장혁과의 호흡이 돋보였다.
백성현:
정말, 이 작품을 하면서 장혁 형에게 반했다. 오죽하면 나 스스로 ‘혁 바라기’라고 하고 다녔다. 작품 내에서 무진혁 심대식 관계처럼 실제로도 정말 존경하는 형님이 됐다. 인간적으로도 정말 존경한다.

Q. 장혁과는 같은 소속사인데 그 전에는 교류가 없었나.
백성현:
사실 ‘아이리스2’도 같이 했었고, 오며가며 인사도 드리고 그랬다. 하지만 ‘보이스’에서는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장혁 형과 함께 있었다. 이런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장혁 형의 개그욕심도 알았다. 애드리브도 많이 쳤는데, 감독님이 모두 용인해주셨다. 장혁 형에게 뺨을 맞은 것도 사실은 애드리브였다. 3대를 맞았는데 2대 맞은 걸로 방송에 나갔다.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당신의 정체는 방송 초반부터 화제였다. ‘심대식이 범인 아니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니까.
백성현:
사실 난 처음부터 김재욱이 진범이고 내가 공범인 걸 알고 있었다. 장혁 형은 주인공이어서 이걸 알고 있었는데, 나머지 출연진들은 그걸 아예 몰랐다. 심지어 모기범(이도경 분) 회장도 자기 아들이 범인인줄을 몰랐다. 의상 담당하는 팀장님도 진범이 초반에 입었던 검은 우비를 제작하는데 누가 입을 건지를 몰라서 의상을 몇 번이나 제작했다더라(웃음). 이렇게 진범 정체가 철저히 가려진 만큼 난 어느 정도까지 날 오픈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 나누다보니, 시놉시스에서 한 줄만 나오던 심대식 캐릭터의 분량이 대폭 늘었다.

Q. 원래는 분량이 적었던 건가.
백성현:
난 원래 시놉시스에서 무진혁의 예전 팀 동생 정도로만 나왔다. 골든타임 팀도 아니었는데, 장혁 형과 같이 현장에 나가게 되며 분량이 많아졌다. 장혁 형님이 내가 후반부에서 갑자기 범인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어느 정도는 납득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난 한 것도 없는데 처음부터 진범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웃음). 스릴러 마니아의 공식이 있어서, 첫 제보자면서 제일 가까운 사람이고, 여주인공과 적대관계에 있는 구성 상 범인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 확실히, 이런 부분에서 장르물이 재밌다고 많이 느꼈다.

Q. 그러고 보니 장르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도 장르물을 할 생각이 있는 건가.
백성현:
물론이다. 각 장르마다 물론 다 재밌겠지만 ‘보이스’를 너무 재밌게 찍어서 장르물에 흠뻑 빠졌다. 액션도 배웠던 게 있어서 어려움이 없었는데, 대식이의 액션은 너무 적게 나와서 정말 아쉬웠다. 감독님도 안쓰러우셨는지 후반부에 복지원 에피소드에서 액션 장면을 주셨는데, 방송에도 나와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했다(웃음).

Q. 인터뷰를 할수록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는 게 느껴진다. 시즌2 가능성도 열려있는 걸까.
백성현:
배우들과 종방연에서도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다들 힘내서 재밌게 했으니 시즌2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말들을 많이 나눴다. 우스갯소리로 대식 캐릭터를 죽이지 않고 살려둔 게 시즌2를 위해서였다는 말도 나왔다(웃음). 하지만, 그건 가봐야 아는 거다. 솔직히 대식 캐릭터가 그 정도로 맞았으면 몸에 이상이 생겨서 형사를 못 하지 않을까 싶다.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시청자 사이에서 시즌2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에는 마지막 회의 사이코패스 의사가 주효했던 것 같다.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백성현: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다만, 모태구 캐릭터를 어떻게 죽일지 감독님과 작가님, 장혁 형이 정말 많이 고민했다더라. 그래서 가장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의견이 나와서, ‘사이코패스는 사이코패스에게 죽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서 그런 뉘앙스로 촬영이 이뤄진 거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시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신 건지 모르겠다. 스릴러 물들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보이스’는 엔딩도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Q. 잘 끝났지만 사실 잔인하다는 이야기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배우들도 무섭다는 의견을 종종 말하기도 했고.
백성현:
사실 우린 아쉬웠다. 현장에서는 훨씬 그로테스크했고, 작품적으로 좀 더 표현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19세로 시청등급을 올린 것도 감독님이 그런 부분으로 욕심이 많으셔서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 19세로 시청등급을 올렸을 때의 득과 실을 굳이 따진다면, 실이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Q. 당신의 그런 의지가 잘 드러난 게 마지막 회가 아닌가 싶다. 살려달라는 말이 정말 진심으로 보였다.
백성현:
그 날은 정말 마지막 촬영이었다. 김재욱 형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세워놔서 촬영 자체는 솔직히 어렵지 않았다. 추운 장소였지만 추워할 겨를도 없었다. 대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살려주세요’라는 대사도, 마지막에 맞으면서 ‘지옥에서 보자’는 것도 다 애드리브였다. 집중도가 정말 높았거든. 정말로 살해당한다고 생각하고 임했다. 그 순간엔 아드레날린도 솟구쳤다.

Q. 결말에는 만족하는 건가.
백성현:
15, 16회 덕분에 엔딩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던 것 같다. 사실 걱정이 많았다. 뜬금 없이 첩자가 된 것처럼 보일까봐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그런 부들이 15회에 잘 녹아진 것 같다. 작가님께 감사드릴 뿐이다(웃음). 시청자 분들께도 대식이가 왜 그랬는지를 잘 보여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몰입감과 현실감 덕분인지, ‘보이스’는 시청률 성적도 좋았다.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백성현:
두말할 것도 없이 감독님의 뛰어난 연출력이다. 이번 작품으로 감독님의 팬이 돼 사인도 받았다(웃음). 정말 대단하시다. 여기에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가 더해졌다. 캐릭터에 구멍이 하나도 없었다. 오연아 선배님이나 김호영 형, 이주승 등 여러 배우들이 제 작품처럼 임해줘서 더 사랑 받는 작품이 된 것 같다.

Q.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왔다. ‘보이스’ 현장 분위기와 이전 현장 분위기는 많이 달랐을까.
백성현:
드라마가 잘 돼서 포장하는 게 아니라, ‘보이스’는 내가 지금까지 했던 현장 분위기 중 최고였다. 단순히 신나고 즐겁고가 아니라, 스태프부터 배우까지 모든 사람들이 이 작품을 잘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컸다. 그래서 누구도 힘든 내색을 안 했다. 회식 한 번 안 하고도 이렇게 분위기 좋은 현장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Q. ‘천국의 계단’ 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14년이 지났다. 이젠 아역출신 꼬리표가 떨어진 것 같나.
백성현:
내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웃음). 그래도 이번에 좋았던 건, 작품을 검색할 때 연관검색어가 나오는데 내가 작품과 관련된 검색어로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Q. 그렇다면, 아역 이미지를 벗고자 노력한 부분은 없었나.
백성현:
연기적으로 매순간 열정을 가졌다. 하지만 이걸 노력이라 하긴 어렵지. 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남자배우라면 어느 정도 선이 있어야 하니까,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어깨도 좁고 말랐었지만 운동으로 몸무게만 8kg 이상 찌웠고, 그걸 꾸준히 유지 중이다. 이번에 머리를 짧게 자른 것도 반응이 좋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이 고민을 하려 한다.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배우 생활이 길었던 만큼 슬럼프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백성현:
내가 잘된 적이 있어야 슬럼프도 얘기할 텐데(웃음). 사실 극복할 수 있는 건 좋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선물처럼 나타난다.

Q. 예를 든다면?
백성현:
‘닥터스’ 오충환, 박수진 감독님이 그랬고 김강현 형, 윤균상이 그랬다. ‘보이스’ 김홍선 감독님과 장혁 형, 김재욱 형도 그렇다.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런 사람들과 작품을 만나면 ‘배우하길 잘했다. 다음엔 또 뭘 할까. 어떤 작품과 어떤 배우들을 만나게 될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렇게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 같다. 이런 말도 들었다. “넌 그냥 배우다. 의심하고 고민하지 말아라.”

Q. 백성현에게 ‘보이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백성현:
내가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자신있게 “‘보이스’가 재밌으니 꼭 봐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난 내 필모그래피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싶어서 좋은 작품을 선택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이번 작품은, 내 연기를 떠나서 참여한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

Q. 또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백성현:
종방연 하면서 많은 분들이 악역을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착한 이미지가 있어서 나쁜 짓을 해도 착해 보이지 않을까(웃음). 한번쯤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만큼,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다.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백성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기존에 해왔던 멜로나 러브라인 욕심은 없나.
백성현:
지금 당장은 그렇게 큰 욕심이 있진 않다. 물론 배우로서 멜로나 로맨스는 기본적으로 꼭 잘 해내야만 하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은 장르물이 조금 더 당긴다.

Q. 장르물에 제대로 빠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각오는 어떨까.
백성현:
장혁 형이 종방연 때 “너 참 잘했다”고 해줬다. 마치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께 칭찬 받는 느낌이었다. 장혁 형이 지금처럼 앞으로도 고민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라고, 형도 같이 고민해준다고 하더라. 장혁 형님 말씀처럼 고민 많이 하는, 똑똑한 배우가 되고 싶다.

Q. 오늘 인터뷰가 기승전 ‘장혁’같다(웃음). 백성현에게 장혁이란?
백성현:
멘토이자 롤 모델. 단순히 작품에 들어갔을 때만 같이 하는 형이 아니라, 내가 가까이에서 자주 접하면서 물어볼 수 있는 형. ‘보이스’ 덕에 그런 형을 얻었다. 사실, 너무 좋아서 사인도 받았다(웃음).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