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이 김숙에게 열광한다.
"조신한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김숙에게 대한민국 여성들이 지지한다. '가부장사회'에 대항해 '가모장사회'라고 부르짖는 김숙에게 이토록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따지고 보면, 김숙의 이상형은 한결 같았다.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에서 가상 남편 윤정수를 잡고 살기 전부터, MBC '라디오스타'에서 '가모장제' 시대를 이끌겠다고 선언하기 전에도, 김숙은 7년 전 MBC '놀러와'에서도 "조신하게 집에서 살림하는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발언했다.
당시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발언으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구축한 김숙은 일명 센 언니로 통했다. 동료 개그맨들은 그런 김숙을 "또라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김숙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김숙은 "남자가 조신해야지", "남자가 칠칠치 못하게", "여자가 하는 일에 토달지마" 등 화법으로 웃음과 환호를 동시에 받고 있다. 여성에 대한 여성의 열광을 뜻하는 걸크러시가 '숙크러시'로,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나오는 여성 전사 이름 퓨리오사가 '퓨리오숙'으로 변했다.
김숙의 인기와 달라진 위상은 사회 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젠더 분야 관련 도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배우 유아인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페미니즘적 대사가 맘에 든다"고 말할 정도다. 가수 정진운은 "난 페미니즘을 동의하고 응원한다"고 주관을 밝힐 수 있는 것처럼 사회적인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여성의 평등에 대해 활발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엠마 왓슨, 클로이 모레츠, 케이트 블란쳇 등 할리우드 스타들은 시상식이건 쇼프로건 차별을 이야기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다.
세상이 변화하는 가운데 김숙의 시대를 앞선 발언은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여성차별에 대해 둔감했을 당시에도 김숙은 줄곧 남자의 조신함을 강조했다. 어느 누가 남자는 조신해야 한다고 생각했겠는가.
김숙은 지난해 1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방송에는 셰프들도 남자, '연예대상' 후보도 전부 남자다. 남녀 화합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다시 한 번 박수를 받았다. 사회는 변한다. 우리가 김숙에게 응원을 보내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