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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 첫방①] 누가 ‘군주’가 될 것인가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군주’가 묻는다. 누가 ‘군주’가 될 것인가. 누가 ‘군주’가 돼야 하나.

MBC 새 수목드라마 ‘군주 – 가면의 주인(이하 군주)’는 물에 대한 사유권을 손에 쥔 막후세력 편수회와 이에 맞선 조선의 왕 이선(유승호 분)의 사투를 담은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팩션 사극이지만, 최고 통치권자 이상의 힘을 가진 세력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지난해 대한민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가 합작해 빚어낸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 말이다.

편수회를 이끄는 대목(허준호 분)은 왕을 죽이고 그 자리에 금녕대군 이윤(김명수 분)을 앉힌다. 이윤은 왕위 찬탈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만 허울 좋은 꼭두각시일 뿐,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권력은 편수회의 손에 넘어갔다. 이윤은 아들 이선(유승호 분)을 통해 왕권을 되찾고자 하지만, 아픈 이선을 살려내는 과정에서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할 수 있는 권한마저 편수회에게 쥐어줘야 했다.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편수회의 수법은 교묘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양수청은 싼값에 물을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백성들의 환심을 샀다. 양수청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편수회는 검은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뭄이 들어 물이 귀해지자 물 값을 올려 폭리를 취했다.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사업 수완. 고통은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캐내기 위해 민가로 탈출한 세자 이선은 이 모습을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편수회의 횡포에 분개한 백성들이 양수청의 일꾼이자 천민 이선(엘 분)을 향해 폭언을 쏟아내는 모습은 실로 상징적이다. 백성들의 분노는 권력자 편수회를 향하지 않는다. 다만 또 다른 약자이자 권력의 희생자, 천민 이선을 주적으로 삼았을 뿐이다. 이선을 물리치고 홀린 듯이 물을 퍼담던 백성들은 그러나 편수회원이자 양수청장 조태호(김영웅 분)가 등장하자 허둥지둥 도망한다.

2016년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보자. 고(故) 최태민 목사에서부터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최 목사의 딸 최순실에게로 이어졌다. 최 씨는 국정 운영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의 출연금을 강제 모금한 혐의, 정부 주요 인사들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넘겨받은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비록 권력을 장악한 과정과 그것을 쥐고 흔드는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통치권자 배후에서 그에 준하는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편수회 대목과 닮아 있다.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사진=MBC '군주-가면의 주인')

천민 이선에게 욕지거리를 던지는 백성들의 모습은 부끄럽지만 일부(라고 믿고 싶다) 시민들의 행태를 연상하게 만든다. 진상 규명을 부르짖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지겹다 말하던 이들, 생존 위협을 토해내던 여성들에게 남성 혐오 프레임을 씌운 이들,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노오력’으로 극복하라 말하던 이들. 위를 향하지 못한 분노는 아래에서의 균열을 불러왔다.

공교롭게도 작품이 방영된 첫날은 제 19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날이기도 했다. 새로운 통치자를 맞이한 첫날. 덕분에 ‘군주’가 던지는 질문은 브라운관을 뚫고 시대를 뛰어넘어 2017년의 대한민국에 당도한다. 누가 ‘군주’가 될 것인가. 누가 ‘군주’가 돼야 하나. 아마도 작품에서는 권력자 이선이 홀로 그 답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달라야 한다. 누가 ‘군주’가 돼야 하는지, 어떤 ‘군주’가 필요한지, 국민들 스스로 답을 찾을 때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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