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의 꿈이 또 한 번 이뤄질 수 있을까. K팝 보이그룹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핫100’의 꿈을 안고 다시 한 번 질주를 시작한다.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가장 방탄소년단 같은 모습으로 달려가겠단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홀에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 방탄소년단의 태도에서는 벅참과 겸손함이 떠나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포부를 얘기하는 목소리에는 강한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 셀레나 고메즈, 아리아나 그란데, 션 멘데스 등을 제치고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팬클럽 아미가 만들어준 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선배님들이 K팝의 길을 열어주셔서 우리가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후배들을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수상이 특히 고무적인 것은 이들의 성장 서사 때문이다. 소위 ‘흙수저’로 분류되는 중소 기획사에서 출발해, 꾸준한 활동과 소통을 통해 팬덤을 넓혀갔다. SNS와 유튜브 등 각종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콘텐츠를 공급했고 동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소통을 이어갔다.
랩몬스터는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진심이다.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면 같은 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가 진심으로 느끼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멤버들 간의 끈끈한 연대 또한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 한숨소리만 듣고도 멤버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우정은 불안한 시간을 견뎌내게 하는 힘이 됐고 팬들 또한 여기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뉴 미디어의 발달은 이들의 성장에 불을 붙였다. 방탄소년단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는 콘텐츠들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확산됐다. 랩몬스터는 “우리는 미디어의 혜택을 많이 받은 그룹이다. 많은 분들이 우리의 가사를 각종 언어로 번역해주셔서 해외 팬 분들이 더욱 쉽게 유입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음 목표는 빌보드 핫100 차트 진입이다. 싱글 차트로도 잘 알려진 핫100 차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노래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랩몬스터는 “‘봄날’이 ‘핫 언더 버블링(100위권 안에 들지 못한 노래의 순위를 담은 차트)에서 15위를 한 적 있다. 사실상 115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엔 꼭 ’핫100‘에 들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가장 방탄소년단답게 올라가겠다는 각오다. 랩몬스터는 “우리는 예전부터 조금씩 올라와 지금까지 온 팀이다. 갑자기 우리가 1등을 한다던가, 자고 일어났더니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3억 뷰, 10억 뷰가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열심히 하다보면 1위를 하는 날이 오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은 멤버들에게는 물론, 한국 가요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사의 물량 공세나 에이전시의 푸시가 아닌 결국 콘텐츠 그 자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건이기도 하다. 진심과 꾸준함을 재료 삼아 만들어진 콘텐츠, 결국 그것이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존재하게 만든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