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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정윤철 감독 “‘미이라’에 극장 왕창…대한민국, 정녕 지옥”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영화감독 정윤철이 스크린 독과점에 볼멘소리를 냈다.

정윤철 감독은 지난 5일 오후 자신의 SNS에 “내일부터는 ‘대립군’을 극장에서 보기 힘들다”면서 “가슴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다. 아무리 호불호가 갈리고 예매율이 낮지만 개봉 1주도 채 안 됐는데…”라고 글을 남겼다.

그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스크린 독과점이다. 정윤철 감독은 “예매 1등인 ‘미이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면서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다”고 지적하면서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조선시대 비정규직이었던 대립군들을 어렵게 불러냈건만 현 시대에서도 그들은 차별과 멸시 속에 씁쓸히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하소연하면서 “영화를 보실 분들은 발품을 팔아, 아침과 밤에 어렵게 보더라도 이번 주에 보시기 바란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끝으로 정윤철 감독은 “이 원한과 불의, 자본의 폭력을 절대 잊지 않겠다. 감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윤철 감독은 서울 주요 영화관의 6일자 상영 시간표를 캡처해 첨부했다. 이에 따르면 복수의 극장에서 ‘대립군’은 이른 오전과 늦은 밤에 상영되고 ‘미이라’가 상영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양반을 대신해 군역을 치르던 대립군과 임시조정을 이끌게 된 광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달 31일 개봉해 이달 5일까지 누적 관객 66만 7954명을 동원했다.

다음은 정윤철 감독의 SNS 전문이다.

긴급!!! ‘대립군’ 내일부턴 극장에서 보기 힘듭니다.

정말 가슴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합니다. 아무리 호불호가 갈리고 예매율이 낮지만 개봉1주도 채 안되었는데... 영화를 좋게 본 분들의 입소문은커녕, 개봉했으니 이제 막 보려고 하는 이들조차 영화를 만나기 힘들어졌네요. 예매 1등인 '미이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습니다.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늘 지적해왔기에, 제 영화가 혹시나 극장을 너무 많이 차지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네요. 6일 만에 퐁당퐁당 교차상영이라니.(아래 6월6일 3개 주요 극장 시간표 참조)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로군요.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들이 안 바뀌면, 돈이 최우선이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승자독식, 1등만 살아남는 사회는 정글이지 사람 사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영화를 골라 볼 관객의 권리는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조선시대 비정규직이었던 대립군들을 어렵게 불러냈건만 현 시대에서도 그들은 차별과 멸시 속에 씁쓸히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애도해주십시오. 이름 없는 그들의 영혼이 잠시라도 발붙일 때는 아직 오지 않은 듯합니다.

모쪼록 영화를 보실 분들은 발품을 팔아, 아침과 밤에 어렵게 보더라도 이번 주에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엔 역사의 뒤안길로 거의 사라질 테니.

이 원한과 불의, 자본의 폭력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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