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드 공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VI 인 서울(SMTOWN LIVE WORLD TOUR VI in SEOUL)’이 개최됐다. 이날 공연에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은 물론 프로젝트그룹 UV(유세윤, 뮤지), 가수 박재정 등 깜짝 게스트까지 총 61명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관객들과 만났다.
SM은 소속 가수들의 무대들을 옮겨다 이어 붙이는 대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마련해 ‘SM타운 라이브’ 콘서트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냈다. 그룹 NCT 도영과 가수 선데이가 스테이션을 통해 발표한 ‘보여’를 시작으로 김희철과 백현이 함께 부른 ‘나비잠’, 신동과 UV의 ‘메리 맨(Marry Man)’, 그리고 가장 최근 발매된 시우민과 마크의 ‘영&프리(Young & Free)’ 등 그동안 라이브로 만나보기 어려웠던 진귀한 컬래버레이션 무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컬래버레이션의 영역은 비단 스테이션 발표곡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예성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OST ‘먹지’를 작곡가 강타와 함께 불러 의미를 더했다. 효연의 솔로곡 ‘워너비(Wannabe)’ 무대에는 원곡을 함께 부른 래퍼 산이를 대신해 NCT 도영이 피처링에 나섰으며, NCT 마크는 헨리의 ‘끌리는 대로’ 무대에 등장했다. 레드벨벳 웬디는 엑소 찬열과 함께 드라마 ‘도깨비’ OST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를 불렀다.
UV, 박재정 등의 게스트들은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박재정과 마크는 ‘눈덩이 프로젝트’의 미공개 발표곡 ‘레모네이드 러브(Lemonade Love)’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UV와 신동이 함께 한 ‘이태원 프리덤’은 공연 내내 이어지던 높은 텐션을 누그러뜨렸다. “여러분, 후렴구에서는 양팔을 벌려주세요. 작게 하면 병X 같으니까 크게 벌리셔야 해요.” 유세윤의 돌발적인 발언에 객석에는 웃음 바람이 나돌았다.

신선한 조합이 불러온 것은 가수들의 ‘재발견’이었다. 웬디의 섬세한 가창은 ‘스테이 위드 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나비잠’을 함께 부른 백현은 원곡자 민경훈과는 전혀 다른 창법을 구사하면서도 이질감 없이 곡을 이끌었다. 레드벨벳 슬기와 아이린이 함께 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그리디(Greedy)’ 커버 무대는 두 사람이 얼마나 깨끗하게 고음을 뽑아내는지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엑소와 트랙스의 컬래버레이션이다. 2부 공연 EDM 섹션을 통해 한 무대에 오른 두 팀은 엑소의 ‘머신(MACHINE)’, ‘드롭 댓(DROP THAT)’, ‘렛 아웃 더 비스트(Let Out Beast)’ 등을 함께 연주하고 노래했다. 첸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가창력이 뛰어나다나는 것쯤이야 엑소 활동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야성적인 모습을 갖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렛 아웃 더 비스트’에서 들려준 샤우팅과 ‘이어스(Years)’에서 보여준 유려한 보컬은 첸의 카리스마에 눈을 뜨게 만들었다.
1 더하기 1은 2가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이날 ‘SM타운 콘서트’가 보여준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1 더하기 1이 무한한 색깔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팬덤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