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열두 번째다. 장기 파업 이후 5년. 파업에 가담했던 MBC 아나운서들이 속속들이 친정을 떠나고 있다.
김소영 아나운서는 10일자로 MBC에서 퇴사했다. 12일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가 그의 마지막 방송이 된다. 김소영 아나운서는 9일 SNS를 통해 “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김소영 아나운서는 MBC 장기 파업이 시작되던 즈음인 2012년 입사했다. 이듬해에는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메인 앵커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자신이 1년 여 간 진행해오던 ‘뉴스투데이’에서 하차한 뒤 10개월 가까이 TV에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김소영 아나운서가 장기 파업에 적극 가담했던 오상진 아나운서와 교제하면서 회사 내 입지가 좁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음모론’이 나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의 2012년 장기 파업 이후, MBC를 대표하던 아나운서들이 ‘파업 참가’를 이유로 방송에서 배제됐다는 것은 이미 정설처럼 통한다.
당시 파업에 참가했던 김경화, 김정근, 나경은, 문지애, 박소현, 박혜진, 방현주, 서현진, 오상진, 최윤영, 최현정 아나운서 등 11명이 MBC를 떠났다.
문지애 아나운서는 퇴사 이후 출연한 토크쇼에서 “회사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박혜진 아나운서는 영화 ‘공범자들’ 언론시사회에서 “힘든 시간을 지나오면서 무기력함을 느꼈고, 아나운서로서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는 상황을 겪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들 외에도 아나운서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 가 있는 아나운서들도 적지 않다.
MBC의 아나운서들은 그리고 MBC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 지난 6월 김소영 아나운서를 포함한 MBC 아나운서 29명은 김장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 달에는 양윤경 기자와 배현진 아나운서와 ‘양치 대첩’ 일화를 밝히며 사내 보복 인사가 있었음을 폭로했다. 이달 7일에는 MBC 카메라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혼란의 연속이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는 앞으로도 만나고 싶은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