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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서원 “아쉬움은 나를 굴리는 원동력”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이서원(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이서원(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배우 이서원은 스스로에게 엄격하다. 2015년 JTBC 금토드라마 ‘송곳’으로 데뷔해 단 2년 만에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 자리를 꿰찬 그에게서, 들뜨거나 흥분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자주 한 말은 ‘조심’과 ‘생각’이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결과로 닿을지 생각하고 더욱 조심히 말하고 행동하겠노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혹독할 정도로 스스로를 다그치는 이서원의 얼굴은 어쩐 일인지 즐거워 보였다. 그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나갈지,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Q. ‘병원선’ 제작발표회 당시 하지원 씨가 촬영지인 거제도에 거처를 마련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서원:
하지원 선배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 동네에 모여 살았어요. 하나의 대가족 같았죠. 출근하면 만나고 퇴근을 해도 만나고. 그래서 배우들끼리도 빨리 친해질 수 있었어요. 간혹 (하지원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어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하는 분들이 계세요. 전혀요. 그냥 누나라고만 생각했지 나이 차이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 안 해봤어요.

Q. 대가족 안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분들이 계셨을 텐데요.
이서원:
감독님과 작가님이겠죠? 작가님도 거제도에 내려와서 집필을 하셨어요.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작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졌어요. 저는 그곳에서 그냥 재걸이었습니다. 정말 극 중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서원(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이서원(사진=고아라 기자 iknow@)

Q. 당신이 연기한 김재걸은 까칠하고 모난 인물입니다. 실제 이서원과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이서원:
비슷한 면도 있죠. 누구나 까칠한 면은 있으니까요.

Q. 이서원은 언제 까칠해져요?
이서원:
제가 더위에 많이 약해요. 남들이 안 더울 때도 저는 더워요. 여름에는 친구들, 심지어 가족들도 제 곁에 오는 걸 싫어해요. 더워서.

Q. 여름에 작품을 한 적, 없어요?
이서원:
거의 매번 여름에 촬영을 했어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tvN, 2017)도 여름이었고 웹드라마 ‘막판로맨스’도 여름에 찍었고요. ‘병원선’도 촬영 초반에는 여름이었어요.

Q. 순한 인상이라 까칠함이 튀어나올 때 타격이 크겠어요.
이서원:
그래서 더 조심하려고 하죠. 예민해지기는 해도 까칠해지지는 않으려고요.

▲이서원(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이서원(사진=고아라 기자 iknow@)

Q. 데뷔 2년 만에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았습니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에요.
이서원:
네. 그런 것 같아요. 빠르게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해요. 한 편으로는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제가 노력을 해야죠. 더 정진할 거고요.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할 겁니다. 열심히가 더 많은 작품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Q. 그러면 서원 씨가 생각하는 ‘열심’의 기준은 뭐예요?
이서원:
없어요. (Q. 없다고요?) 왜 없냐면요, 열심을 나누는 기준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 기준에만 맞추기 시작한다… 라는 말을 공자님이 하셨어요. 그래서 전 기준점을 두지 않아요. 적어도 올해보다는 열심히 하면 되죠. 저는 매번 결과가 나오면 아쉬움이 남아요.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잖아.’ 그게 절 굴리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Q. ‘병원선’은 어때요?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나요?
이서원:
아쉬움은 있죠. 환경적인 문제도 있었고 스케줄 문제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거기에 사무쳐 있지는 않아요. 아쉬우니까, 다른 거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Q.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인 것 같은데 칭찬해주고 싶은 건 없어요?
이서원:
뭔가 실수를 했더라도 어쨌든 열심히 하고 있는 거긴 하니까요. 올 한 해 열심히 했네, 라는 칭찬은 해주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서원:
배우로서의 삶을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공감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 시청자 여러분, 팬 분들, 관객들이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감정을 줄 수 있는 배우. 그러면 사람들이 제게 잘한다고 말해주겠죠. 그럼 저는 잘하는 배우가 될 테고요. 공감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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