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간 ‘국민 예능’의 자리를 지켰던 ‘무한도전’이 시즌1 종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을 떠난다. ‘시즌1’ 종영이지만 ‘시즌2’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무한도전’의 수장 김태호 PD가 그동안 못한 말들을 전했다.
3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이라는 콘셉트로 지난 2006년 5월 이후 13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으로, 최근 시즌1 종영을 결정했다.
‘무한도전’은 처음 시작했을 당시 정해진 것 없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과 달리 2008년 이후 가장 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대중에게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되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왜 다르게 보는지 서운할 때도 있었는데, 최근엔 그것 또한 ‘무한도전’의 일부가 아닌가 싶어 받아들였다”라고 말하면서 시즌을 종영하는 이유에 대해 “2010년부터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당시에도 시즌제 얘기를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휴식은 제작진이나 시청자들에게나 만족감 높아야 한다. 13년간 함께 하면서 익숙함과 신선도를 병행하는 게 어려웠다. 지금 멈추게 된 것도 내가 쉬어야지라는 생각보다 ‘무한도전’을 어떻게 하면 좋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답으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13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함께 했던 ‘무한도전’을 종영한다는 것은 김태호 PD뿐만 아니라 멤버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멤버들과 함께 모여 종방연을 통해 회포를 풀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나는 어제 안 울었는데 멤버들은 울기도 했다. 매주 목요일에 MBC에 출근하는 건 삼시세끼 밥 먹는 거나 비슷할 거다. 각자 스마트폰으로라도 뭘 찍어볼까, 등산이라도 할까 의견을 내놓더라. 촬영은 하지 않아도 당분간 목요일에 만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김태호 PD의 향후 거취와 ‘무한도전’ 시즌2의 제작 여부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2’가 정해져 있다면 종영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거다. 현재 나에게 내재된 인문학적 소양을 다 털어낸 것 같아서 다시 채우려고 한다”고 이야기 했다.
다만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무한도전’을 그만두면서 여러 소문이 난 것에 대해 “MBC 나가는 것도 아니고 유재석과도 사이가 좋다”라고 한 마디로 정리하면서 ‘무한도전’에 대해 “나에게도 꼬리표로 붙을 작품이고 유재석도 인생프로그램이라고 했다”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한도전’ 하면서 돈과 명예보다는 색깔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색깔이 분명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최근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마블의 10주년과 같은 형태와 같은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마블처럼 전체 스토리는 하나가 되는데 각각의 PD가 하나씩 연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전체적 틀은 고민해 보겠지만 현장에서 구체화하는 건 후배들이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세계관을 함께 하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무한도전’ 시즌1은 오는 31일 오후 6시 25분에 마지막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