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 아이돌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이승현 형제 폭행 관련,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가 2달 만에 입을 열었다.
더 이스트라이트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측은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빌딩 이벤트홀에서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과 관련한 미디어라인 측의 반박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로 활동했던 이은성과 정사강이 참석했다.
이날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아버지 어머니와 나눈 문자 메시지, 전화 통화 내용 등을 증거자료로 내세웠다. 고소인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아버지가 먼저 체벌을 요구했고, 이후 아버지가 직접 형제를 폭행했다는 것. 그리고 두 멤버는 그룹에 탈퇴할 수밖에 없는 언행과 행실 그리고 고가의 장비를 절도한 행각을 폭로했다.

김창환 회장은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 일방적인 기자회견으로 인해, 이 사건의 본질을 보기보다는 왜곡된 사실과 사회적 이슈에 경도돼 편파수사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라며 "오늘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진실과 사실 위주로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라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정현 대표가 그간 정리해 둔 자료를 공개하며 앞서 기자회견 등에서 주장됐던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정현 대표는 "문영일 PD는 멤버들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전담 선생님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멤버들은 문PD와 자신들이 약속한 사항을 지키지 못했을 때나 잘못했을 때 당연히 체벌 받는 것으로 인식했다. 체벌 후 문PD는 멤버들의 부모님에게 연고를 발라달라고 부탁하기도 했고 문제가 많았던 이승현의 부친과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승현은 문PD와 2017년 6월 13일 이전까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정현 대표는 2017년 6월 13일 당시 직원이 녹화한 셀프카메라에 담긴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승현은 방송 스케줄을 펑크내고 문제를 일으켰고 이석철의 연락을 받은 이석철의 아버지는 상경하는 중이었다.
통화 속 이석철의 아버지는 "저 지금 올라가고 있다. 승현이가 이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니"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문 PD는 "아버지, 승현이를 저한테 맡겨주세요. 제가 오늘 잡도리를 하겠다"라고 전했고 아버지는 "네네, 어른들이 그렇게 해야지"라고 동의했다. 문 PD는 "매니저들도 이제 되게 지쳐한다. 승현이도 석철이가 정신을 못 차린 것 때문에 지쳐한다. 이번 승현이를 찾으면 저에게 보내주세요"라며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만나면 단단히 혼내고 돌려보내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이석철의 부모님이 김창환 회장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석철의 아버지는 이승현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교육을 시키겠다고 다짐했고, 어머니는 과한 체벌에 대해 속상해하면서도 용서하는 모습이었다. 이정현 대표는 문PD와 나눈 문자 내용을 공개하며 "애들한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거다. 교육을 위한 체벌이 아니라 엄연한 폭력행사다. 사람보다 일이 먼저 일 수는 없다. 일도 사람이 하는 건데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창환 회장과 이승현 부모가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도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이승현의 아버지는 '애들 때문에 신경 쓰게 해서 죄송하다. 석철 승현이 더 교육 하겠다' '사내 놈들이라 좀더 강하게 키울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마음 다 이해하니까 운전 조심하고 쉬었다가 내일 내려가라. 속상해하지 말고 푹 쉬어요'라고 다독였다. 이승현의 모친은 '대표님. 신경쓰시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아이들 주의 시키겠다' '문PD님 미워 안 해요. 속상한 마음 가라앉고 보니 대표님 문PD님께 아이들 맡기고 더 죄송할 뿐이다. 석철 승현이 미운 짓 해도 대표님께 부탁드려요'라고 부탁했고, 김창환 회장은 이번에도 이승현의 모친을 위로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승현이 그동안 더 이스트라이트 생활을 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승현이) 형을 때리고, 회장님 앞에서 핸드폰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컴백을 앞두고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친 상황에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며 "스케줄 픽업 시 엄마와 싸우면서 욕하고, 형 이석철과 주먹다툼을 했다"고 말하며 이승현을 멤버에서 제외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정현 대표는 "문PD와 멤버들을 차단하기 위해서 추가로 매니저를 고용했다. 아이들의 인권과 휴식을 위해 노력했다"라며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위해 노력한 증거들을 말했다. 그 증거들에는 카톡 내용과 사진들이 담겨있었다. 사진에는 영화관에서 멤버들과 즐기는 모습과 회식을 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이와 함께 이정현 대표는 문영일 PD의 폭행에 이어 이석철, 이승현의 아버지가 폭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영일 PD의 체벌 후 집으로 돌아간 이승현을 이승현의 아버지가 새벽까지 추가 체벌한 것으로 의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현 대표는 "이승현의 아버지가 회사 직원에게 '때려서라도 가르쳐달라'고 했다"라며 전 직원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은성, 정사강 증언에 따르면 "형제의 아버지가 새벽까지 추가 체벌한 것으로 의심된다"라며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는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의 폭행 관련한 사진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이정현 대표는 이승현과 그의 아버지를 특수절도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내놓았다. 이승현과 아버지는 그룹에서 이탈하기 직전 소속사 연습실에 찾아와 몰래 고가의 장비와 악기를 훔쳐갔다는 것. CCTV가 녹화된 다음날 이승현은 언론을 통해 문영일 PD의 폭행을 처음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쓸데없이 이렇게 피해자들을 압박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고 있었다. 근데 이제는 더 이상 못 참을 것 같다. 절도죄로 고소를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부모들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공정하게 수사 받고 싶었다. 고소를 진행하게 되면, 공범이다.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전 멤버인 정사강과 이은성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먼저 정사강은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사랑하는 회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다치는 것 같다. 저희는 계약 해지된 상태지만, 알고 있는데 가만있을 수 없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참석했다”고, 이은성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 댓글을 봤다.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한쪽의 의견에 치중해서 비판하는 게 속상하다. 제 소중한 사람들이 대중들에게 나쁜 놈, 죽일 놈이 됐다는 게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두 멤버는 "저희 멤버들 모두 어려서 다툼도 갈등도 있었지만 서로 끈끈하게 지냈다. 이렇게 갑자기 사건이 터질 줄 몰랐다. 너무 화가 난다"라며 "김창환 회장은 선생님이고, 아버지 같은 존재다. 늘 챙겨주시고 가르쳐주셨다. 문영일 PD님은 저희 밖에 모를 정도로 바보였다. 은행에 빚까지 내면서 저희에게 밥을 먹였다"고 회상했다.

이은성은 "이석철에게 많이 들었다. 벨트로도 때렸고 몽둥이로도 때렸다. 2017년 6월 13일 이승현이 잘못해서 문영일 체벌한 후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죽도록 맞았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정사강은 "아버지가 엎드리게 한 뒤 빠따로 엄청 때렸다. 우리에게 맞았다고 종종 말했다. 엄청 세게 때렸다고 했다. 말썽부리고 집에 갔는데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새벽 4시까지 죽도로 두들겨 맞았다고 했었다"고 증언했다. 또 "이승현은 멤버들을 폭행했고, 심지어 친형도 때렸다. 김창환 회장에게도 대들었다. 함께 있던 스태프들도 이승현 때문에 너무 힘들어했다. 이승현은 거짓말도 많이 했다. 본인이 직접 탈퇴하겠다고 했지만, 다시 번복했다. 그때마다 이승현의 부모가 면담을 요청하고, 사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고소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석철 형이 밴드의 리더라서 대표로 나서서 저희 얘기를 했다고 했는데 아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난다. 둘의 길을 찾겠다고 나선 행동으로 저희 나머지는 그룹이 사라졌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문PD의 폭행에 대해 "데뷔 전에는 체벌이 있었다. 하지만 그 형제가 주장하는 대로 몇십대를 맞았거나, 감금을 당한 적도 없다. 예전에 학교에서 체벌 받았던 것처럼 손바닥 몇 대 맞은 게 전부다. 문영일 PD님은 좋은 선생님이자, 친구였다. 보도에는 문영일 PD님이 괴물처럼 나왔다. 사실과 다른 보도에 마음이 아팠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자회견은 전혀 몰랐다. 기사를 접하고 배신감이 들었다. 리더라서 우리를 대신했다는데 우리랑 상의가 전혀 없었다. 문영일 PD님 기타 줄로 목을 감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영화 '위플래시'를 흉내 냈다. 장난으로 모두가 즐겁게 연습한 시간이었다. 그걸 지옥의 연습이라고 왜곡된 게 너무 슬펐다. 이석철 이승현을 보며 정말 배신감을 느꼈다. 참담하고, 억울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활동 당시 이승현의 행실에 대해 두 멤버는 "모두 사실이다. 이승현은 우리가 정한 규율을 어겼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늘 대들었다. 멤버들에게도 위협적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또 두 멤버는 "고소 후 우리들에게 연락을 하거나 우리가 연락을 시도한 적이 없다"라며 "하지만 같은 학교라서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이승현 이석철 형제는 우리를 피했고 도망다녔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문영일 PD는 구속영장을 받아 서초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경찰은 폭행 교사 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하며 김창환 회장은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 이정현 대표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다.
한편 이날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변호를 맡은 정지석 변호사는 "기자회견 내용을 본 후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