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류동우 기자]
몽니는 지난해부터 밴드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디 밴드라는 장르속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팬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 올해 14년 차, 지금껏 단 한 번도 다툼이 없었다고 밝힌 몽니는 이제 인디 밴드가 아닌 '인싸' 밴드로 우뚝썼다.
보컬 김신의, 베이스 이인경, 기타 공태우, 드럼 정훈태로 구성된 4인조 밴드 몽니는 "오랜 팬들이 이제 아이의 부모님이 되어 우리 공연을 보러온다. 그 모습을 보면, 힘도 나고 감회가 새롭다. 꾸준하게 활동하고 팬들과 만나고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더욱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몽니는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018년 10월 20일 방송된 '불후의 명곡' 김중순 편에서는 '빗물'로 우승을 차지했고, 10월 27일 윤복희 편에서는 'Gethsemane'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후 2019년 1월 12일 방송에서 몽니는 JK김동욱과 함께 '언제나 겨울'로 봄여름가을겨울 편 우승을 차지했다. 꾸준히 오랫동안 사람을 받은 밴드 몽니가 본격적으로 미디어에 얼굴을 보이면서 팬층까지 다양해졌다. 14년 차가 된 장수밴드 몽니는 오래 현 멤버를 유지하며 바람직한 밴드로 롱런을 하는 게 목표다.
이하 몽니 일문일답
Q. '불후의 명곡'은 어떻게 준비를 하나.
김신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즐겨듣던 음악으로 편곡 작업을 시작한다. 저희는 편곡을 오래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만나서 한다. 이후 개인 연습으로 진행된다. 편곡하는 게 재미있다.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얻는다. 연습하다 보니까 노래 실력도 많이 늘었고 우리가 준비하는 동안, 우리 몽니가 더 견고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태우 "사실 '불후의 명곡'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감이 컸다. 지난해 초여름부터 '불후의 명곡'에 출연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멋있게 할까'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지 우승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계속하다 보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부담감보다 이제는 방송을 즐기고 있다. 그 분위기가 우리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Q. '불후의 명곡' 출연 후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인경 "'불후의 명곡' 때문인지 몰라도 팬층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방송 끝나고 나오면 팬들이 알아봐 주시고 손잡아 달라고 한다. 밴드 활동을 할 때와는 다른 팬층이지만, 우리를 알아봐 주시는 게 신기하고 행복하다."
정훈태 "저는 '불후의 명곡' 댓글을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 '다른 뮤지션은 다른 노래를 부르는 것 같지만, 몽니는 원래 몽니의 노래를 부르는 거 같다' 이런 글을 보고 느낌이 좋았다. 그게 맞는 거 같다. 우리가 좋아하는 우리 색깔을 만드는 것 같다."
김신의 "인지도라는 게 돈으로 살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불후의 명곡'으로 인해서 몽니를 알아보고 우리는 알아봐 주시는 팬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Q. '불후의 명곡'을 준비하면서 의견 조율을 어떻게 되나.
이인경 "아무래도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까,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음악 작업을 하다가 훈태에게 '그거 말고 이런 거 있잖아'라고 말했는데, 훈태가 바로 정리해서 보여줬다. 그런 걸 보면 우리에게 의견은 그냥 느낌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우리는 사적으로 술을 마신다거나, 자주 모이지 않는다. 안 친하다는 게 아니다.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하다고 선을 지키고 있다."
김신의 "만약 다른 사람과 일을 하면, 성격이 안 좋아도 일을 잘하면 커버가 된다. 성격이 안 좋고 일로 그 성격을 커버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멤버들은 성격도 좋고 각자의 파트에서 완벽하다. '우리 팀 너무 잘한다' '견고하다'라는 생각을 하고, 멤버들과 함께 하면 어떤 장르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훈태 "멤버들을 보면 다 캐릭터가 있다. 리더 형이 우리의 중심을 맡고 있고, 태우 형과 인경 누나가 중간에서 의견 조율을 잘하고 있다. 저는 막내 철부지라 사랑을 많이 받는다. 멤버들을 보면 뭔가 퍼즐이 잘 맞춰져 있는 것 같다."
Q. '불후의 명곡'에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어떤 게 기억에 남는가.
김신의 "'불후의 명곡'을 하면서 우리가 하지 못했던 장르를 다 해봤다. 나름대로 느낌도 있었고, 즐거웠다. 작업하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곡하면 몽니만의 감수성이 더해지면서 곡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팬들에게도 몽니만의 음악으로 기억에 남는 것 같다."
Q '불후의 명곡' 이외에 다른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는가.
이인경 "음악 프로가 아닌 토크쇼에 출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게 재밌을 것 같다. 최근에는 회사에서 유튜브를 준비하고 있다. 거창하게 준비하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우리가 대기실에서 준비하는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주고 싶다."
김신의 "사실 음악 예능에 섭외가 들어왔는데, 현재 '불후의 명곡'에서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은 '불후의 명곡'에 충실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가 '불후의 명곡' 덕을 많이 봤으니까. 만약 다른 예능에 출연한다면, '정글의 법칙'에 한번 출연하고 싶다."
Q. 방송하면서 앨범도 꾸준하게 준비하고 있을 것 같다.
김신의 "앨범 작업고 꾸준히 하고 있고, 곡도 열심히 쓰고 있다. 다들 개인 스케줄도 있지만, 앨범을 준비할 때는 열심히 한다. 앨범도 좋지만, 정말 결정적인 곡, 대표곡이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크라잉넛 '말달리자' 같은 곡이다. 저희는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 대표곡인데, 더 좋은 대표곡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앨범을 준비하면 콜라보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신의 "최근에 MC스나이퍼와 함께 콜라보 무대를 가졌는데, 새로운 느낌이었다. 우리와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느낌이 달랐고 좋았다. 한 번 더 작업하고 싶다."
공태우 "밴드 음악 기반으로 연장선이면 누구든 다 괜찮을 것 같다. 다른 장르를 하게 된다면,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다. 오래전에 원더걸스 예은 씨와 함께 콜라보 무대를 한 적이 있다. 예은 씨는 가창력도 있고, 작곡 능력도 있어서 저희랑 잘 맞았다."
Q. 방송 보다는 공연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다. 공연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가.
공태우 "공연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 공연이 저희에게 1순위다. 팬들과 더 가까이 만나고, 공연장에서 팬들과 교류하는게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매일 똑같은 공연일 수도 있지만, 록 페스티벌이나, 단독 콘서트는 심도있게 준비한다. 팬들의 흥을 유발할 수 있는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Q. 14년 차 밴드가 됐다. 오랜 팬들을 보면 어떤가.
정훈태 "오랜 팬들은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오는 팬들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하면서도, 웃음이 난다. 우리의 음악을 듣고 보러 온다는 게, 대단한 인연이기도 하고 이제는 팬이라기보다 친구 같다."
이인경 "오랜 팬 중에 여성 분이 계신다. 나는 그 친구와 술도 먹고 밥도 먹는 사이다. 편안하게 만나고 우리 노래에 관해 얘기도 나눈다. 이제는 팬과 가수의 관계가 아닌 그 이상인 것 같다".
Q. 몽니 멤버들이 추천하고 싶은 몽니 곡은?
김신의 "'소년이 어른이 되어'를 추천하기 보다. 우리의 대표곡이고 우리를 기억해주시는 곡이다."
이인경 "'레 미제라블'이 좋다. 1집 앨범이 아닌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곡이 더욱 좋은 것 같다."
공태우 "라이브는 '소나기' 들을 때는 '그랜드맘'이다. '그랜드맘'은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만들면서 엄청 울었고, 지금도 가끔 듣는다. 예전에 콘서트에서도 '그랜드맘'을 팬들에게 들려줬는데, 눈물을 흘리시는 팬들도 보였다."
Q. 몽니가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김신의 "얼마 전에 영화 '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을 봤는데, 영화 노래 중 'Always Remember Us This Way'라는 곡이 있다. 정말 좋았다. 그래서 암기도 했고, 다음 밴드 공연이 있을 때 해보려고 한다."
이인경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속 'Mystery of love'라는 노래가 있다. 인트로 부분부터 설레게 한다. 첫사랑의 심리를 잘 표현했고 목소리도 따뜻하다."
공태우 "장시간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를 틀었을 때 이 노래가 나왔다. 원곡은 밥 딜런이고, 아델이 부른 'Make You Feel My Love'다. 지쳤을 때 이 노래를 들으니까 힘이 났다. 스트레스나 힘든 부분이 소화됐다."
정훈태 "아침에 음악 틀고 기상하는 게 습관인데, 최근에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The Alan Parsons Project)의 'Don't Answer Me'를 들으면, 해변에서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Q. 몽니는 어떤 밴드로 기억에 남고 싶나.
김신의 "요즘에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음악적으로 바람직한 밴드로 기억에 남고 싶다. 팬들에게 그런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사람은 얼마든지 망가질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돈이 생긴다면, 쉽게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고, 하지만 우리는 음악과 삶에서도 바람직하고 본받고 싶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밴드였으면 좋겠다."
이인경 "저도 리더(김신의)의 말에 동의한다. 또 우리가 모던 록의 장르를 하는데, 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왜 그래야 되는지, 왜 반항적이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되는 것 같다."
공태우 "요즘 보면 앨범 내고, 잠깐 음악 한다고 뭉치고 해체하는 그룹도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저희 같은 경우 10년이 넘었고, 대중이 느끼기에 오래가는 팀, 꾸준하게 노래를 하는 밴드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