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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중증지적장애 아버지의 소원…보육원에 있는 딸과 함께 살고파

▲MBN '소나무' (사진제공=MBN)
▲MBN '소나무' (사진제공=MBN)
MBN '소나무'에 폐가에서 홀로 살아가는 중증지적장애를 가진 정화 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20일 방송된 MBN'소나무'에서는 새 보금자리를 구해 딸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아빠의 사연이 펼쳐졌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 길조차 없어진 곳에 화마의 흔적이 역력한 폐가가 한 채 있습니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어 보이는 이 집은 정화(65) 씨의 하나뿐인 보금자리인데요. 20년 전, 평생을 일해 힘들게 모은 돈으로 집을 장만한 정화 씨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후,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온 정화 씨는 불에 타고 있는 집을 보며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는데요. 살 곳이 막막해진 후 아내는 친정으로 떠나버렸고, 아이마저 보육원에 맡겨야만 했습니다. 이런 열악한 곳에서 중증지적장애를 가진 정화 씨가 홀로 딸을 키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낸 딸아이를 가슴에 품고, 하루라도 아빠 곁으로 빨리 데려오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정화 씨에게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상황입니다.

집 앞에 쓰레기를 태우는 용도의 드럼통을 놨던 그 날. 하필이면 정화 씨의 지인이 갖다 팔자며 가져온 이불을 드럼통 옆에 두고 그대로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럼통의 불씨가 이불로 옮겨져 순식간에 집을 태우고 말았는데요. 정화 씨의 가족이 전부 집을 비운 상황이었던지라, 타오르는 불길을 빠르게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집의 대부분은 재가 되어버렸고, 현재 정화 씨는 화재의 흔적이 가득 남은 2평 남짓한 쪽방에서 홀로 지내고 있습니다. 좁은 방에 전기라도 제대로 들어오면 좋으련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밤마다 쥐가 득실대고 전기를 갉아 먹는 탓에 정화 씨는 항상 어두운 방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더욱이 집에는 물도 나오지 않아 화장실조차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배가 아플 때마다 동네에 버려진 폐가로 들어가 화장실을 쓰긴 하지만, 그마저도 문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이고 아무도 관리하지 않기에 불순물이 섞여 있는 동네 우물에서 식수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 한 모금이 소중한 정화 씨는 비록 깨끗하지 않더라도 물을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날의 화재는 불행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불이 난 후로 열악해진 환경에 아내는 결국 처가에서 데려가 버렸고, 한순간에 엄마가 사라진 딸은 길거리를 배회하며 엄마를 찾곤 했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정화 씨가 화재 난 집에서 어린 딸을 돌보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주변의 도움을 통해 보육원으로 보내진 딸. 정화 씨는 아빠로서 능력이 없어 딸을 데리고 오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딸과 함께 살고 싶은 정화 씨는 오늘도 시장으로 출근합니다. 바로 땡볕에 땀을 흘리며 열심히 딴 고사리를 팔기 위함인데요. 지적장애가 있어 이윤을 잘 따지지 못하는 정화 씨는 손해를 보고 팔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한 푼, 두 푼 열심히 모아 번듯한 집을 구하고 싶기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물건을 진열합니다. 그저 딸과 함께 살고 싶은 아빠의 간절한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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