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물 오른 여름 1부. 이보다 좋을 수水 없다'에서는 강원도 동해 논골담길에서 한달 살기에 도전한 이자나 씨와 강원도 양구 산골에 자리잡은 김창배 씨의 50년지기 친구들과 함께하는 동창회를 소개한다.
또르륵 흘러내리는 한 방울 땀에도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계절, 여름이다. 허나 마당에 파도를 심고, 계곡으로 울타리를 두르며, 잔물결로 옷을 해 입은 이들에겐 이 여름의 기억은 다르게 적히지 않을까. 물 오른 덕에 이 여름도 안녕한 이들을 만난다.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어 묵호항을 한눈에 굽어보는 강원도 동해의 바닷가 마을, 논골담길. 그 옛날 오징어 더미를 싣고 나르던 지게에서 뚝뚝 떨어진 물방울로 인해 골목이 논처럼 질퍽해졌다 하여 ‘논골’이라 불리게 됐다. 이 곳에서 꿈 같은 한 달을 보내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지나 씨.
동해시의 청년 예술인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선정돼 논골담길 한 달 살기 중이다. 그 한 달 동안 동해의 숨겨진 스팟을 찾아내는 게 지나 씨의 즐거움. 논골담길의 역사가 새겨진 골목 벽화를 만나고, 이국적인 풍광의 원조 묵호등대와 포터 사이트 지도에도 안 나온다는 숨겨진 바다도 즐긴다.
◆반세기 만의 여름방학
오늘은 50년 지기 친구들의 조촐한 동창회가 열리는 날이다. 장소는 강원도 양구 산골에 터 잡은 친구 김창배 씨네 집이다. 산골살이 18년째라는 창배 씨, 친구들과 함께 손발 척척 맞춰 모종 심기에 나선다. 또르륵 흘린 구슬땀은 산골집에 울타리처럼 두른 계곡에서 식히고, 금강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에서 그 옛날 개구쟁이로 돌아가 신나게 놀아본다. 물장구를 치다 안경을 잃어버려도 그저 좋다는 50년 지기 친구들. 푸르게 빛나던 시절을 함께 나눈 벗들과 시원한 물속에서 보내는 아주 특별한 하루,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