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한국기행'이 부여 흙집에 사는 밥 디자이너 유바카 씨를 만나본다.
8일 방송되는 EBS'한국기행'에서는 도시의 번듯한 집 대신 세월 품은 촌집에 빠져들어 끝없이 펼쳐진 백두대간을 창문 속 액자로 걸어두는 호사를 누리는 이들을 찾아 떠난다.
충청남도 부여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촌집에 반해 10년 동안 방치되었던 옛집을 산, 유바카 씨. 흙집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 나무로만 수리한 이유는 88년 전 집주인이 직접 지은 옛집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밥 디자이너, 유바카 씨는 촌집으로 이사 오면서 동화 속 주인공이 되었다.
바카 씨를 따라 아기자기한 골목을 걷다 보면 만나는 파란색 쪽대문. 임시방편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올해 4월부터 그녀의 마음이 가는 대로 수리 중인 88년 흙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본채 벽을 걷어내려다가 만난 ‘수수깡 벽’과 말벌들도 이사 나간 집 속의 집 ‘말벌집’은 그가 직접 본채를 수리하며 만난 감동의 장소이다. 오늘은 바카 씨 본채 외관을 색칠하기 위해 붓을 들었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마음이 가는 대로 붓칠을 하다 보면 어느새 88년 된 집은 꼬까옷 입은 연노란 아가가 되었다. 회춘한 집 앞에서 더 행복해지는 바카 씨다.
유바카 씨는 서둘러 친구를 만나러 터미널로 나간다. 친구, 회복 씨에게 바카 씨 촌집은 힘든 날 찾아오면 위로가 되는 마음의 안식처이다. 오일마다 열리는 장터에서 할머니들과 정겨운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두 손이 무겁다. 촌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이 오늘 만든 건 장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청춘을 담은 요리다.
노각오이로 만든 ‘내 청춘을 돌리도’부터 복숭아를 어부바한 삼치까지. 감나무 그늘 아래에서 먹는 그들의 상상 가득 한 상은 허한 마음까지 감동으로 채워주는 든든한 치유의 한 끼다. 집과 밀당하며 자신만의 상상 놀이터를 만들어가는 유바카씨의 촌집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