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맛있는 집, 맛난 인생'에서는 건축가 부부 임형남, 노은주 소장과 함께, 집의 중심으로 돌아온, 특별한 주방이 있는 집에서 달콤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 본다.
당신의 집의 중심은 어디인가? 아마 대부분 ‘거실’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인 거실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네 집 중심에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해 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오래전 집의 중심에는 원래 ‘부엌’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최근에는 많은 집에서 ‘주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전라남도 장성군, 불태산 아래 나지막한 집 한 채가 있다. 자연과 어울려 차분히 자리 잡은 집의 모습처럼, 그 안에는 여유로운 여생을 보내는 허호길(58) 교수와 아내 변성연(55) 씨가 산다. 남편의 직업상, 부부는 오랜 시간 해외와 사택 등을 옮겨 다녔다. 그러다 문득, ‘늘 행복을 유예하며 살았지만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고, 그렇게 작은 시골 마을에 여생을 즐길 집을 짓게 됐다. 특히 남편은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이 집에 담았다고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과연 부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강원도 춘천시, 요리하는 아내를 위한 집이 있다. 아내 한영선(55) 씨는 50대가 다 되도록 평생 가족을 위해서만 요리하다 우연한 기회로 작은 주문 음식점을 열며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에 급하게 마련한 가게는 턱없이 부족했다. 마땅히 옮길 만한 공간이 없어 고민하던 영선 씨에게 남편 백종운(55) 씨가 건넨 제안, ‘마음껏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을 짓자’. 그러면서 동시에 가족의 보금자리 역시 분리된 듯 공존할 수 있는 집이기를 바랐다. 이런 남편의 방향성을 바탕으로 집이 완성됐다. 아내만을 위한 공간과 가족의 공간이 함께하는 집, 과연 어떤 모습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