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가야산 국립공원(사진제공=KBS 2TV)
풍류의 정취가 만연한 가야산 국립공원으로 성악가 장은 씨가 향한다.
14일 방송되는 KBS2 '영상앨범 산'에서는 가을이 한창 깊어가는 가야산 국립공원을 만나본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가 서로 맞닿은 곳에 자리한 가야산 국립공원. 예로부터 해동 10승지, 조선 팔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기묘한 바위들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답다. 옛 가야의 전설과 불교 성지의 기운을 품은 가야산은 어느덧 가을이 완연해 다채로운 빛깔과 생명의 소리를 뽐내고 있다.
▲'영상앨범 산' 가야산 국립공원(사진제공=KBS 2TV)
먼저 아름드리나무들과 깎아지른 바위 벼랑을 끼고 굽이굽이 흐르는 홍류동 계곡에 들어선다. 봄꽃과 가을 단풍으로 물빛이 붉게 물든다 하여 이름 붙은 계곡이다. 이 길을 따라 놓인 가야산 소리길은 걷는 내내 바위 사이로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와 마주하게 된다. 살아 숨 쉬는 자연의 소리를 마음 가득히 담으니 이곳이 극락이 아닐까 하는 행복한 착각에 빠진다. 최치원 선생이 고단한 마음을 쉬어갔던 농산정에 서니 그 시절과 변함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준다.
▲'영상앨범 산' 가야산 국립공원(사진제공=KBS 2TV)
토신골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본격적인 가야산 산행에 나선다. 울긋불긋한 가을빛이 내려앉은 숲길에 이어 투박한 바윗길에 오른다. 두 다리는 점점 뻐근해지지만 붉은 방울을 쥐고 가을 인사를 건네는 마가목과 주위로 펼쳐지는 웅장한 절경이 걸음을 나아가게 한다. 마침내,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우두봉이라고도 불리는 상왕봉(1,430m)에 서자 조선의 지리학자 이중환이 ‘하늘을 향해 솟구친 바위들이 마치 불꽃과 같다’고 한 수려한 산세가 펼쳐진다.
▲'영상앨범 산' 가야산 국립공원(사진제공=KBS 2TV)
다시 힘찬 걸음을 내디뎌 가야국의 허황후와 일곱 왕자의 전설이 서린 칠불봉(1,443m)을 지나 상아덤으로 향한다. 거친 바윗길의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가야산성의 서문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서성재에 다다른다. 따스한 가을볕을 쬐며 고갯마루에서 잠시 가쁜 숨을 돌린다. 다시 남쪽 능선을 따라가면 등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만 가지 형상을 하고 있는 만물상이 그 장엄한 자태를 서서히 드러낸다.
▲'영상앨범 산' 가야산 국립공원(사진제공=KBS 2TV)
거친 숨을 다독이며 드디어 가야국의 여신이 살던 바위라는 상아덤에 올라선다. 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신 바위들의 향연이 마음을 벅차오르게 한다. 오색빛깔 단풍이 가야산 계곡의 청량한 물살을 타며 남실거리고, 갖은 형상의 기암괴석은 자신들의 오래된 이야기를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