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에 박종철, 이한열 열사 측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현주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지난 20일 MBC 표준FM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설강화'에 대해 "역사적으로 너무 무책임하고, 너무나 명백한 왜곡 의도를 지닌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안기부는 정말 너무나 공포스러운 기관이었다"라며 "당시 안기부가 제일 노골적으로 한 것들이 민주화운동을 요구하는 사람들, 민주화 운동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잡아다 고문을 통해 간첩을 조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강화' 속 기괴한 권력자들의 모습을 설명하며 "이런 게 안기부 팀장(이강무 역)을 둘러싼 부조리한 현실을 까는 장치가 되는 것"이라며 "결국 정의를 추구하는 안기부 직원은 진실을 외면 받는 피해자가 되고, 혼자서 진실을 꿰뚫고 정의를 구현하는 그런 존재로 미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설강화' 배경은 어떤 가상의 세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아픈 역사가 많다. 국가가 국민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고,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정권을 유지했던 역사가 되풀이 됐다"라며 "그것과 관련된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여전히 있는 아픈 역사를 다룰 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더한 무게를 가지고 봐야 한다. 철저하게 진실에 기반되지 않고선 그것을 가상으로라도 배경을 써선 안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경란 이한열기념관 관장은 스포츠경향을 통해 21일 '설강화'와 관련해 "이한열 열사는 물론, 그 당시 청춘을 바쳤던 수많은 시민들에 대한 모욕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항쟁을 포함한 민주화운동은 독재자가 시민을 학살하고, 권력을 잡은 것에 대해 대항하는 저항운동으로 이것을 북한과 스토리상 연관을 짓는 것 자체가 역사왜곡이자 모욕"이라고 했다.
또 "그 정도의 역사의식과 사회적 인식 없이 이런 드라마를 제작했다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방영을 중지해야 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가 없게끔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