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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궁이에 불 때는 열여섯 살 정연이의 작은 소망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이 아픈 부모님을 위한 열여섯 살 정연이의 작은 소망을 전한다.

25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가족을 위해 뒷산에서 나무를 주워 낡은 아궁이에 불을 때는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만나본다.

◆정연이의 아궁이

경상남도 함양군 시골 마을. 이곳에는 아빠 김원수 씨(52세)와 엄마 서경애 씨(44세) 그리고 큰 딸 김정연(16세)과 아들 김도현(13세)이 살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힘겨운 날을 보내면서도 가족을 위해 붕대를 감고 일을 나가는 아빠와 뇌종양 후유증과 신경섬유종으로 아픈 엄마를 위해 첫째 딸 정연이는 뒷산에서 나무를 주워 낡은 아궁이에 불을 땐다. 칡이 나는 계절엔 칡을 캐서 차로 만들고, 계절마다 몸에 좋은 것들을 구해서 달여 드린다는 정연이. 매번 그 종류는 다르지만, 마음은 늘 하나, 부모님을 향한 사랑이다. 자신보다 부모님을 더 위하고, 선천적으로 오른쪽 달팽이관이 형성되지 않은 남동생 도현이를 챙기면서도 장학금을 타서 가족의 자랑이 되어주는 아이. 정연이는 오늘도 가족을 위한 사랑을 한소끔 데우고 있다.

◆꼭 지키고 싶은 우리 집

12살 어린 나이부터 신경섬유종과 싸워야 했던 엄마 서경애 씨(44세)는 온몸을 덮은 종기 때문에 세상에 나서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런 엄마를 품어줬던 건 다정하고 착한 남편. 정연이와 도현이를 낳아 키우며 비록 임대였지만 열심히 농사일을 해왔다. 하지만 7년 전 엄마의 뇌종양 수술에 이어 아빠까지 강직성 척추염에 걸리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농사를 짓기 위해 집을 담보로 빌렸던 돈이 가족의 발목을 잡았다. 어떻게든 빚을 갚으려 고군분투하지만, 가족들의 약값만 합쳐도 한 달에 50만 원 남짓. 치료라도 받게 되면 생활비가 모자라기 일쑤였다. 일할 수 있는 날보다 일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았던 탓에 빚을 다 갚지 못했고 집은 경매에 넘어가게 된 상황이다. 네 식구가 의지할 수 있었던 작은 보금자리마저 위기에 처한 요즘. 가족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빠의 한숨은 겨울밤보다 더 깊어지고 있다.

◆정연이의 크리스마스 소원

정연이도 집안 사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겨울이면 난방비를 아껴야 해 한 방에서 온 가족이 지내야 하는 집이지만 이 집은 정연이네 식구가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보금자리. 이런 집에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되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어떻게 하면 보탬이 될 수 있을까 늘 고민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열여섯 정연이. 아궁이에 불 때서 따뜻한 한 끼를 만들고, 부모님께 웃을 일을 만들어드리는 게 전부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마음 착한 정연이 남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속상했던 엄마의 고민도 덩달아 커졌다. 빚 갚기도 빠듯한 형편이지만, 이번만큼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 서로를 향한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큰 정연이와 가족. 따뜻한 연말을 맞을 수 있을까.

맹선미 기자 msm@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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