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방신과(OBSG) 이희문, 경기민요 이수자가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 전통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한다.
30일 방송되는 KBS1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파격적인 예술가, 이희문을 초대해 국악과 경기민요에 대해 들어본다.
최근 우리 전통음악의 변신이 놀랍다.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한국 홍보영상을 통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더니, 그 기세를 몰아 전통음악을 소재로 한 TV 오디션 프로그램들까지 등장했다.
그동안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왔다.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은 단연 선구적인 인물이다. 이희문은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퍼포먼스로 국악 현대화를 이끌어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소리꾼 이희문은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공영라디오 NPR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 무려 726만 회라는 동영상 조회 수를 기록한 '국악 신드롬'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이희문은 '국악'이라는 단어에 의문을 제기한다. '국악'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기에는 우리 전통음악의 장르가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이다. '민요'만 놓고 보아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역별로 창법과 곡조가 완전히 다르다고 전한다.
그중 경기민요는 화려하고 세련된 기교를 자랑한다.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담아내며 즉흥적으로 불렀던 민요를, 이희문은 오늘날의 '힙합'에 비유한다.
이희문은 왜, 어떻게, 파격의 소리꾼이 된 것일까. 청년 이희문의 꿈은 소리꾼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수 민해경을 좋아해 댄스 가수가 되고 싶었던 청년이었다. 그런데 무엇이 그를 27살 늦은 나이에 소리의 세계로 끌고 간 것일까.
이희문은 어려서부터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경기민요 명창으로 유명한 고주랑 선생이다. 어느 날 어머니 고주랑 명창을 따라 국악공연을 보러 갔을 때였다. "너 소리 해라" 민요를 흥얼거리는 이희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어머니의 동문수학 이춘희 명창이 툭 던진 한마디는 그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이희문은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가 절묘하게 섞인 독보적인 음색으로 유명하다. 그는 대부분 여창화되어 있는 경기민요 계보에서 매우 희소한 '남성' 소리꾼이다. 과거 조선시대, 모든 정치, 문화가 그러했듯 소리판 역시 남성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경기민요 또한 마찬가지로 남성 소리꾼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언제, 어떤 계기로 경기민요에서 남성 소리꾼이 사라지고 여창화된 것일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경기민요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1975년 안비취, 묵계월, 이은주 명창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를 계기로 경기민요가 보존해야 할 전통의 소리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한편으로 보존이 강조되면서 다양성과 자유로움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희문은 전통이라는 틀에 갇힌 민요의 자유로움을 되살리고자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단단한 소리와 실력은 기본. 그 위에 독보적인 비주얼과 장르를 넘나드는 퍼포먼스를 더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데 앞장서 왔다. 그래서 그의 이름 앞에는 '국악계의 이단아', '전통의 창조적 파괴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