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방송되는 KBS1 '사랑의 가족'에서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일상을 만나본다.
◆청각장애인 자녀의 창업, 엄마가 돕는다
군포에는 두 어머니와 두 아들이 운영하는 조용한 현미 누룽지 가게가 있다. 청각장애인 아들 둘과 어머니들이 운영하는 가게다.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강진수(33) 씨와 박성우(43) 씨가 땀을 흘리며 누룽지를 만들고 이들의 어머니 임옥경(58), 안인자(68) 씨가 영업, 판매를 맡고 있다. 누룽지 가게의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 졸업 후, 일반 회사에 취직했던 진수 씨와 성우 씨가 적응하지 못하자 어머니 임옥경 씨가 큰 결단을 내렸다. 아이들이 일할 곳을 직접 만들기 위해 누룽지 가게를 차린 것이다.
창업 4년째, 조용한 누룽지 가게는 군포 지역의 특색 있는 가게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어머니들은 가게를 시작한 후 자존감이 높아지고 활발해진 아들들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로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임옥경 씨가 직접 강의를 들으며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어머니들의 바람은 훗날 엄마들이 없는 상황에서도 아들들이 훌륭하게 자립하는 것과 더 많은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게를 확장하는 것이다. 자식들을 위한 마음으로 시작해 이제는 지역 사회를 위한 꿈을 꾸고 있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어릴 적 뇌성마비를 앓고 난 후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게 된 차강석 (55세)씨. 마비 증상은 있었지만 불편한 몸에 적응하며 살아오던 그에게 두 번째 시련이 닥친 건 30대 후반 무렵이었다. 팔과 다리에 힘이 완전히 없어지는 바람에 수술까지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지 마비 상태에서 씻는 것부터 입는 것, 먹는 것까지 연로하신 어머님의 돌봄을 받게 된 것이다.
온종일 아들을 돌보고 난 후 밤새 끙끙 앓는 어머니를 보고 독립을 결심한 강석 씨는 10년 전 임대아파트를 구해 자립했다. 현재 어머니 대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도움을 주는 건 활동지원사 박세광 씨. 왼쪽 발 근육을 조작해 보완대체의사소통(AAC)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강석 씨지만 세광 씨와는 눈빛 하나로도 통하는 사이다. 검정고시 합격부터 대학교 졸업까지, 지난 6년 간 두 사람은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고 세광씨의 응원 덕분에 강석 씨는 최근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뇌병변 장애인들의 언어치료와 사회활동을 돕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천대 언어치료학 석사과정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든든한 큰형처럼 살뜰히 챙겨준 세광 씨가 있기에, 오늘도 도전을 계속해나고 있는 강석 씨. 새롭게 펼쳐진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또 다른 가족,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