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송되는 KBS1 '동물극장 단짝'에서는 서로에게 스며든 진경 씨와 깔리의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강원도 홍천군의 산골짜기에 그림으로 세상을 담아내는 화가 이진경 씨(57)가 살고 있다. 그는 24살, 젊은 나이에 그림 작업을 위해 산에서 살기를 택했다. 30년이 넘게 혼자 살았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 했지만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인연이 찾아왔다. 인연의 주인공은 바로 올해 세 살의 반려견 ‘깔리이다.

변덕스러운 여름 날씨. 장작 패기를 마치자마자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하지만 깔리와의 산책은 포기할 수 없다. 야외 배변을 하고, 활동량이 많은 탓에 비 오는 날에도 산책을 해야 한다. 그런 깔리를 위해 매번 진경 씨가 쇼핑백으로 수제 우비를 만들어준다. 그렇게 진경표 우비를 입고 나서는 산책길. 그런데 진경 씨가 자전거를 꺼내오는 사이 깔리가 우비를 잃어버리고 만다.
지금이야 진경 씨와 깔리가 둘도 없는 진한 우정을 과시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2년 전,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기된 채 발견된 깔리는 진경 씨를 처음 만났을 땐 사람을 심하게 경계했다. 진경 씨도 처음 함께하는 반려견인 탓에 개의 습성을 잘 알지 못해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참 많았다. 하지만 깔리가 천천히 마음을 열고 다가와 줄 때까지 기다렸다는 진경 씨. 그 덕에 항상 서로의 곁에서 진경 씨는 “사랑해”를 말해주고, 깔리는 답례로 얼굴을 핥아주는 최고의 단짝이 됐다.

깔리가 진경 씨에게 온 지 어느덧 2년. 이제는 어엿한 인생의 동반자가 된 깔리에게 이름이 적힌 문패를 선물 해주려는 진경 씨. 나무판 앞면에는 자신의 대표작인 ‘이진경체’로 깔리의 이름을, 뒷면에는 깔리와의 추억을 적어 내려간다. 깔리에 대한 애틋함을 한 획, 한 획 꾹꾹 담아 완성한 문패. 진경 씨의 이름이 적힌 문패 아래 깔리의 문패가 나란히 걸리니 진경 씨는 뿌듯해진다. 문패를 바라보고 앉은 깔리의 눈빛이 한없이 따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