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아직도 제가 TV에 나온다는 게 신기하고 즐거워요."
배우 최정우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에서 비뚤어진 욕망으로 똘똘 뭉친 빌런 '선동식'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는 극 중 불꽃 튀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감정 변화를 선보이며 끝까지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광기 어린 일탈을 다채로운 표정으로 그려냈고, 등장할 때마다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TV 새내기'지만 그의 연기력은 '새내기'라고 한계를 짓기엔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최정우는 2017년 연극 '스물'을 시작으로 '어나더 컨트리', '히스토리 보이즈' 등 연극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았다. 이후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KBS2 '멀리서 보면 푸른 봄'으로 안방에도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징크스의 연인'에서 최강 빌런으로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입증한 그의 향후 행보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배우 최정우와의 일문일답
Q. '징크스의 연인' 종영 소감은 어떤가요?
최정우 : 작년 12월에 촬영하고 오랜만에 만나게 된 작품이라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열심히 행복하게 찍었던 '징크스의 연인'과 선동식 역을 시청자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Q. '선동식'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고,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최정우 : '선동식'은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얻고 싶은 것은 꼭 손에 쥐며 자랐기 때문에 이기적이면서도 책임감은 없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로 봤습니다.
제가 인물을 확실히 이해해야 시청자들도 이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대본에는 없는 동식의 전사(前史)를 혼자 생각하며 캐릭터를 구축했습니다. 또 외적인 면들도 구체적으로 연구하며 준비했는데, 그 과정이 무척 재밌었습니다.
Q. '바람과 구름과 비' 이후 두 번째 악역 도전이었는데, 악역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최정우 : 악역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지 않아요. 실제로도 악한 사람들이 본인이 악인이라고 인지하지 않잖아요. 제가 먼저 '나는 악역'이라는 편견이 생기면 자유롭게 연기를 펼칠 수 없거든요. 내가 맡은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에 먼저 집중했어요.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맡았던 '인규'는 돈과 권력에 질투가 많은 그런 인물로 연기했고요.
배우로서 악역은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타인의 행동과 말을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어요. 악역의 결핍과 매력 그리고 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도 재미있고요.
Q. '선동식'이 극 초반에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악당이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소름 돋는 '최종 빌런'이었습니다. 그렇게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힘들진 않았나요?
최정우 : 대본을 받았을 때 동식의 변화와 감정선의 단계가 저한테는 명확했기 때문에 특별히 힘들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유연하게 보여드려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극 초반 동식이는 궁금증도 많고, 본인의 이득을 위해 정보를 손에 쥐어야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실망,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인물들에 대한 분노들이 쌓이고 아버지까지 몰락하면서 내재해 있던 소시오패스 적인 성격과 타인이 보기엔 사이코패스 같은 면들이 발산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따라가며 그리는 과정이 매력 있었습니다.
Q. 연극 '스물'로 데뷔하고 연극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다 TV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는데, 연극과 TV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최정우 : 연극은 여러 배우들이 많은 연습과 합을 거쳐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색다른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 여러 회차를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점, 무대에서 긴 호흡을 끌어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 관객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기에 항상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TV는 제가 TV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신기하고 즐겁습니다. 장면을 나눠서 찍고, 또 장면 순서를 다르게 찍어서 마지막에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 퍼즐을 맞추는 듯한 즐거움도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리허설 후 하는 연기 또한 색다른 감정과 즉흥성 및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연극과 마찬가지로 선배님들,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연극과 TV 모두 각각의 장점들과 매력이 있어서 연극을 하면 TV를 하고 싶고, TV를 하면 연극을 하고 싶을 만큼 재밌고 즐겁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Q. 꼭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최정우 : 어떤 역이든 감사하고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하나하나 말하면 좀 많은데요. (웃음) '피키 블라인더스'의 킬리안 머피같은 갱단 두목이나 '트루 디텍티브' 매튜 매커너히 같은 형사, '미드나잇 인 파리'의 오웬 윌슨처럼 과거로 시간 여행하는 작품도 끌리고,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나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여러 편으로 이어지는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또 유태오 선배님이 참여했던 영화 '레토' 같은 해외 프로덕션 작품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 러시아에서 잠시 살아서 러시아어도 관심이 많고, 국제학교를 다녀서 영어도 어느 정도는 가능해서 해외 활동도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많은 노력과 다시 공부해야겠지만 말이죠. 하하.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정우 :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의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2년 만에 돌아오는 무대이니만큼 더욱 열심히 준비할 예정입니다. 많이 오셔서 위로와 재미를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연극과 TV 매체에서도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고, 영화나 OTT 등 매체 구분 없이 왕성하게 임하고 싶습니다. 많은 응원과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