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ENA 채널 ‘남이 될 수 있을까’(극본 박사랑, 연출 김양희)가 12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구은범(장승조 분)은 지난 수십 년 간 그가 홀로 안고 있던 내면 트라우마를 엄마에게 고백하며 비로소 그에게 박혔던 “너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털어내고 냉랭했던 가족 사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한편, 오하라(강소라 분)와는 결국 이별을 선택했지만 헤어지는 중인 ing형 현실 엔딩으로 극을 마쳤다.
극 초반, 장승조는 등장부터 위자료에 치이는 생계 밀착형 전 남편을 실감 나게 표현해 웃음을 유발하는가 하면, 전 아내와 재회 이후 그만의 잔망과 위트를 더해 거절할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발산하며 캐릭터를 천성 자체가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했다. 극 중 하라는 물론 시청자 또한 구은범에게 점차 스며들게 만들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장승조는 다채로운 연기 변주를 선보였다. 이혼 로맨스라는 새로운 형태의 ‘극 사실주의’ 로맨스부터 재결합으로 이어진 ‘어게인 로맨스’까지 한 장르 안에서 다변하는 텐션과 설렘 포인트로 ‘장승조 표 로맨스’의 새 지평을 열어냈다. 여기에 인물이 지닌 극적 트라우마와 아픔은 그만의 드라마로 열연을 펼쳤다. 담담하게 전하는 듯하지만 깊은 상처가 느껴지는 그만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는 구은범의 아픔을 함께 다독여주고 싶게 만드는 힘을 발휘했다.

한편, 새로운 연기 변신으로 로맨스 코미디 장르도 ‘장승조화’ 시키며 다(多) 장르를 섭렵한 배우 장승조의 작품 활동에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