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림 박사가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 인구 위기와 '1994년생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16일 방송되는 KBS1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인구 위기의 해결책에 대해 모색한다. 강연자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박사가 출연한다.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8명으로 떨어졌다. 인구 규모 유지를 위한 최소 합계출산율 2.1명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인구학 전문가 이상림 박사는 한국의 출산율이 전쟁 중인 러시아와 내전 중인 시리아보다 낮은 수치라며 강의의 문을 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수년째 하락세가 이어지는 현 상황은 인구 소멸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정부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2006년부터 약 2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반비례해왔다.
이 박사는 정책의 대상이 '태어날' 아이가 아닌 '태어난' 아이라는 점에 집중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양육하는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했다는 것. 개그우먼 이수지는 "남편은 모르는데 저도 부모 급여를 받고 있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수치에만 연연하는 경제학적 사고로는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이 박사가 말하는 저출산 해결의 키는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출산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청년이 출산하지 않는 것에는 복잡한 사회·경제적 맥락이 있다. 입시 경쟁, 외환위기, 취업난을 겪어온 청년들은 출산을 경쟁의 대물림과 비용 부담으로 인식한다. 또한 주거·경제·일자리 등 경제적 장벽에 부딪혀 출산을 주저한다. 특히 이례적으로 72만 명이 태어나고, 이 중 33만 명이 여성인 1994년생. 이들이 출산하는 향후 5년은 인구 문제 해결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박사는 "향후 5년 내에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추세로 30년 후면 청년 인구의 절반이 사라지고, 인구 예측 데이터에 의하면 2100년 한국 인구는 2000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 박사는 인구 격감이 사회 전반에 ▲수능 제도 폐지 ▲병력 수급 부족 ▲혈액 부족 등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벌써 산부인과, 어린이집 등이 사라지고 요양병원과 같은 노인 시설이 그 자리를 채우는 상황. 아동 방문 학습지 교육 서비스는 방문 헬스케어로 노인층을 겨냥하고 있으며, 분유 회사는 앞다투어 성인용 단백질 상품을 론칭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그늘은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이 박사는 "노동·교육·복지 정책의 근간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는 종합 설계도를 짜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는 곧 체제 전환의 시대라는 것. 또 인구 문제를 정부의 영역으로만 미룰 것이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육아휴직 등 노동환경 개선 같은, 인식과 문화 차원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박사는 그런 과정에서 개개인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아이 낳고 싶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은 전망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