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각자의 로망을 실현하며 매일 여행 온 듯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유럽 대신 내 집에서 즐기는 스페인 여행
보물섬이라 불리는 경상남도 남해. 작정하고 스페인풍으로 지은 집이 있다. 서재가 있는 집을 꿈꿨던, 시인이자 수필가인 건축주. 어느 날 남해로 여행을 왔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반했다. 때마침 남해군에서 스페인 마을 조성을 위해 땅을 분양한다는 소식을 들은 건축주.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바로 집짓기에 뛰어들었다.
스페인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스페인풍으로 짓고 싶었던 건축주. 스페인 감성의 집을 만들기 위한 건축주의 선택은 바로 화려한 타일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타일 찾기란 만만치 않은 일. 남해에서 서울까지 올라가 수입산 유럽산 타일을 공수하고 전문 시공업자를 찾느라 발품을 꽤나 팔아야 했다고. 하지만 그 고생 덕에 스페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집이 완성됐다.

집에서 스페인풍의 특색이 가장 잘 잘 드러나는 공간은 게스트 룸과 연결된 아치형 포치. 바닥에 깔린 유럽산 타일을 보고, 아치형 벽 너머로 바다를 볼 때면 마치 지중해에 있는 듯하다.
그런데, 자신의 집짓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건축주? 서재가 있는 작은 집을 지을 생각으로 설계사에게 예산 2억짜리 집 설계를 요청했지만, 어영부영 끌려 다니다보니 50평대의 호화주택을 짓게 됐다. 예상을 훌쩍 넘어버린 건축비와 집 크기에 한동안 마음고생에 시달렸던 건축주. 시공을 하면서 불필요한 부분은 없애가며 2년만에 집을 지었더니 10년은 늙어버렸다.
하지만 집짓기의 궁극적인 목표였던 서재가 생겼기에, 이제는 원이 없다는 건축주. 집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서재는 건축주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이 되었다. 엄마의 취향이 고스란히 보이기도 하고, 엄마와 함께 읽었던 책들이 있는 서재는, 딸의 최애 공간이기도 하다. 유럽 대신 내 집에서 즐기는 스페인. 소중한 사람들이 여행 오는, 작정하고 지은 스페니쉬 하우스로 초대한다.

경기도 파주시, 평범한 전원주택들 사이 눈에 띄는 집 한 채가 있다. 현대적 요소와 전통적 요소가 어우러진 독특한 모양의 집. 마당 넓은 단독주택에 사는 게 꿈이었던 엄마와, 집에서 료칸 여행하는 기분을 원했던 딸이 함께 지은 집이다.
일본의 온천이 유명한 지역에서 유학을 했던 딸. 덕분에 모녀는 일본 여행을 다니며, 전통 여관인 료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데. 모녀는 의기투합해 엄마의 외할머니댁이 있던 동네에 일본 료칸의 감성을 담은 집을 짓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한지 느낌이 나는 주방의 간살문은 일본 료칸에서 간살문을 열었을 때의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뿐만 아니라 료칸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노천탕도 그대로 재현. 지금은 노천탕이 온가족의 쉼터가 되었다.

부모님을 위한 집이지만 자신의 취향이 많이 들어간 듯해 걱정했던 딸도, 노천탕을 즐길 때 행복해하는 엄마를 보며 ‘이렇게 짓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에게 여행과 쉼을 주는, 일본 료칸 담은 집을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