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동네한바퀴'의 352번째 여정은, 푸른 동해와 그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좋은 기운으로 충만한 울진으로 떠난다.
◆망양휴게소에서 만난 동해의 일출
1982년부터 무려 40년 넘게 동해를 굳건히 지켜온 망양휴게소. 해돋이 명소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이곳은 새해가 밝아오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모인다. 동해에서 가장 먼저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은 한 해의 문을 여는 신호이자, 가슴 속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특별한 선물과도 같다. 동해 수평선 위로 찬란히 떠오르는 해와 함께, <동네 한 바퀴> 시청자 여러분께 힘찬 새해의 기운을 듬뿍 전한다.

울진 해안가 거리에서 붕어빵을 구워 파는 젊은이와 만났다. 27살의 남서영 씨는 알고 보니 카페 사장인 데다, 소품 판매도 하고 타로점도 보는 등 재주도 많고 욕심도 많다. 외관부터 독특한 이 카페는 프리다 칼로를 테마로 꾸며졌는데, 서영 씨는 처음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이곳에 마음이 커진 자신을 발견했고, 카페를 인수하게 됐단다. 울진이 고향인 서영 씨는 한때 대도시로 나가 공부도 하고 취업도 했지만 늘 울진이 그리웠다. 작은 도시지만 고향인 이곳에서 프리다 칼로의 예술혼처럼 반짝이는 용기와 도전 정신으로 울진을 알리고 성공하고 싶다는 그녀의 포부와 만난다.
◆은빛 물결이 흐르는, 남대천 은어 다리
울진 앞바다와 강이 만나는 남대천 하구는 은어의 최대 산란지로 유명하다. 이를 알리는 길이 243m, 폭 3m의 은어 다리가 윤슬에 더욱 빛을 발하는 이곳은 백로와 왜가리들이 찾아오는 쉼터라 자연의 생기가 더한다. 비상하는 새들의 날갯짓과 바다 내음이 묻힌 바람을 맞으며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어본다.

울진 매화마을에선 명절이나 잔칫날이면 집마다 쌀 엿을 만드는 전통이 있었다. 점점 잊혀가는 매화 쌀 엿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상품화를 처음 시작하신 돌아가신 어머니의 뒤를 이어 쌀 엿을 만드는 윤영진(46) 씨를 만났다.
새벽이면 공장에 나와 쌀을 물에 불리고, 고두밥을 짓고, 푹 발효시킨다. 그 쌀을 다시 짜내 7~8시간 정성껏 고아 조청을 만들고, 한 시간 남짓 더 끓여 엿을 완성한다. 시설은 현대적으로 바뀌었어도, 엿 치는 일만큼은 지금도 손으로 해야 제대로 된 맛이 나온다. 오직 쌀과 엿기름만으로 완성되는 매화 쌀 엿 속에 담긴 애틋한 가족애와 정을 맛본다.

가지각색의 부엉이 조형물들이 마당 가득하고 안에 들어가면 부엉이 액자, 부엉이 의자, 부엉이 머그잔, 심지어 주인장이 입고 있는 앞치마까지 온통 부엉이다. 수집한 각종 부엉이를 전시하기 위해 카페를 차렸다는 이복동(63) 씨. 10여 년 전, 우연히 마주친 수리부엉이의 날카롭고 또렷한 눈빛에 반해 부엉이 관련된 것들은 죄다 수집하기 시작했단다. 점점 늘어가는 부엉이들을 반가워하지 않았던 아내 최효순(61) 씨도, 이제는 부엉이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일상에 젖어 들고 말았다. 부엉이가 가득한 이곳에서, 부와 복의 기운을 마음껏 느껴본다.
◆만화로 다시 숨 쉬는 매화마을 – 매화 이현세 만화 공원
한때 아이들 웃음소리로 북적이던 매화마을.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남아 있던 집들도 하나둘 빈터가 됐다. 그렇게 쓸쓸해진 마을을 살리기 위해 황춘섭(65) 이장은 이곳이 고향인 이현세 작가를 떠올렸다. '공포의 외인구단' 등 대표작들이 담벼락을 하나둘 채우면서 매화마을은 이현세 만화 거리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동네 지기의 방문을 알게 된 이현세 작가가 영상으로 인사를 나누고 덕담을 전한다.

울진 대게 제철을 맞은 겨울의 죽변항은 활기가 넘친다. 이곳에서 첫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박강호(57) 선장과 아들 박재준(27) 씨를 만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째 대게잡이를 하게 된 재준 씨는 아직 뱃멀미도 극복하지 못했지만, 아버지처럼 멋진 어부가 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울진 앞바다에서 두 사람이 힘껏 끌어올린 대게에는 아버지의 깊은 사랑과 아들의 변함없는 존경심이 배어 있다. 새해 바다의 너른 풍요를 소망하며, 부자가 끌어올린 울진 대게의 맛을 음미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