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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나는 너의 반려동물’ 연출, ‘포엠무비’ 창시 [일문일답]

▲구혜선(사진 제공 = 스테이지원엔터)
▲구혜선(사진 제공 = 스테이지원엔터)
배우 겸 감독 구혜선의 스물두 번째 연출작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이 10일 공개된다.

이번 작품은 구혜선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작업한 결과물로,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 ‘감자’와의 이별 과정을 통해 깨달은 존재와 사랑에 대한 철학을 담았다. 66분의 러닝타임 동안 직접 쓴 시와 작곡한 뉴에이지 음악 10여 곡이 감각적인 영상과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구혜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포엠무비(POEMOVIE)’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시했다. 시(Poem)와 영화(Movie)를 결합한 이 장르에 대해 그녀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에 관객들이 편안하게 휴식하며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영상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배급 방식에서의 파격적인 시도도 눈에 띈다. 구혜선은 전통적인 영화관 개봉 대신 본인이 발명한 헤어롤 브랜드 ‘쿠롤’의 론칭과 연계해 작품을 공개했다. 제품 구매 시 함께 제공되는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링크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관객의 접근성과 콘텐츠의 휴대성을 동시에 높였다.

작품 구성은 뉴에이지 연주 장면과 ‘감자’를 추억하며 떠난 제주도 여행기가 교차되는 형식을 취했다. 구혜선은 “작곡한 50여 곡 중 반려동물들이 곁에 있을 때 만든 아끼는 곡들을 선별했다”며 “이 작품이 사랑하는 존재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편안한 잠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하 구혜선 일문일답

Q. 2020년 봄부터 2024년 겨울까지, 4년 간 작업한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이 공개됐다.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인 소감은?

A. 정말 오랜만에 영화, 영화라고 하기에는 자전적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는 뉴에이지 피아노 콘서트인 작품을 만들었는데요. 21년 단편영화 ‘다크옐로우’를 마지막으로 5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 설렙니다. 영상 작업을 하고 관객분들께 선보이는 시간이 사실 가장 떨리는 시간인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고 또 그걸 관객들이 봐주신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 더욱 기쁩니다.

Q. 반려동물 ‘감자’를 향한 담백하지만 진한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의 간단한 작품 소개와 기획·제작 의도는?

A. 이번 작품은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과연 어떤 작품으로 분류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작하는 과정 속에서 저의 반려동물인 ‘감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이 바뀌었고, 이후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로 영화의 방향이 스스로에게 돌아와서 ‘내가 너(감자)로 인해 존재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감자’와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무지개다리로 먼저 떠나보낸 관객들을 위한 서정적인 피아노 콘서트가 되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담아 영상에 삽입된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었어요.

▲구혜선(사진 제공 = 스테이지원엔터)
▲구혜선(사진 제공 = 스테이지원엔터)
Q. 작품 속에서 스스로를 인간이나 사람이 아닌 ‘동물’로 칭하기도 했다. 제목을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로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A. 저는 단 한 번도 제가 저의 반려동물의 주인으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제 인생에 모든 일상이 반려동물 중심이었기 때문에 ‘사실 제가 개 집에 사는 것이지 내 집에 사는 건 아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웃음) 그리고 우리가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반려동물이라는 것인데, 관점을 조금 바꿔 보면 저도 제 반려동물의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나는 너의 반려동물’이라고 제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 ‘나는 너의 반려동물’이라는 시집을 출간한 적이 있어요. 그때 많은 분들이 이 제목에 공감해 주셔서 이번에도 같은 주제로 다시 뉴에이지 콘서트 영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정말 저의 반려동물의 반려동물이에요.

Q. 감성적인 스토리텔링과 영상미, 서정적인 뉴에이지와 시의 구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포엠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장르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자면?

A. 이번 영화가 ‘과연 서사를 갖춘 영화로서의 의미가 있느냐’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많이 질문을 했는데요. 단순히 콘서트 영상이라고 하기엔 제가 생각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철학을 담았고,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장르적 요소가 좀 부족했어요.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보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장르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컨텐츠예요.

그런데 요즘은 누구나 영상 혹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컨텐츠 포화 시대잖아요. 자극적인 요소들도 많이 존재하고요. 그런 자극물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컨텐츠가 있었음 좋겠다라는 생각과 새로운 장르를 만들자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시와 뉴에이지 음악이 버무려진 그런 영화를요. 그렇다면 그건 ‘포엠 무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포엠의 끝자리인 M과 무비의 앞자리 M이 결합되면서 포엠 무비(POEMOVIE)라는 장르를 만들게 된 거죠.

Q.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의 공개 방식 역시 기존작들과 차별점이 있었다. QR 코드를 통해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해당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A. 먼저 배급할 영화관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와 만약 영화관에 개봉한다고 해도 관객들이 기대하는 보편적인 ‘영화’의 세계관은 아닐 거라는 불안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어떻게 관객들과 마주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수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2월 10일에 제가 발명한 헤어롤인 ‘쿠롤’을 정식 론칭 하게 되었어요. 롤을 구매하신 분들께 QR 코드를 넣은 이미지 카드를 함께 드려 ‘휴대성과 동시에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 같은 컨텐츠를 드린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뻗어나갔고요. 영화를 만드는 저의 정체성을 헤어롤에도 담고 싶었어요. 새로운 방식과 플랫폼에 대한 시도가 설령 성공할 보장이 없다 하여도, 제 헤어롤을 구매하시는 분들께 이 영화를 선물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저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배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헤어롤을 발명했을 때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영화 촬영 현장에서 늘 사용하는 언어가 ‘롤’(카메라), ‘액션’(연기)이거든요. 그래서 롤이 영화의 롤과 굉장히 닮은 구석이 있었어요. 움직이기 때문에요.

Q. 작품 속 직접 작곡한 뉴에이지 삽입곡으로 인해 감정이 고스란히 와닿은 동시에 서사의 몰입감도 더해줬다. 작곡을 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제가 지금까지 작곡한 뉴에이지 곡이 50곡 정도가 되는데요. 그중에서 손꼽을 수 있을 만한 제가 아끼는 곡들을 중심으로 제작했어요. 그 곡들을 만들 때 항상 제 옆에 저의 반려동물들이 있었습니다.

작곡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음악이 저에게 찾아올 때 작곡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건 기쁨과 슬픔, 고요함과 행복 이 모든 것들이 담겨 있을 때겠죠. 그럴 때마다 항상 제가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들으며 잠들기 편안한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한 부분은 있습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가?

A. 이번 작품은 ‘왜 내가 인간으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담은 것이기에 그것 자체로 의미가 되고요. 또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 역시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전에는 영화를 만들고 나면 결과에 집착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과정의 의미’가 있으므로 더욱 의미 깊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A. 저는 오랫동안 불면증을 앓았어요. 그런데 음악을 만들 때 저의 반려동물이 잘 자는 것을 보면서 ‘내 음악이 참 졸린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저도 같이 녹음된 제 음악을 들으며 잠든 경험이 많거든요. 요즘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이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이자 포엠무비를 들으시면서 편안하게 주무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맹선미 기자 msm@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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