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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휴민트' 액션 맛은 일품, 스토리 맛은 익숙

▲'휴민트' 포스터(사진제공=NEW)
▲'휴민트' 포스터(사진제공=NEW)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는 믿고 보는 베테랑 감독의 이름값을 하는 작품이다. '휴민트' 속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 액션은 세련됐고, 배우들의 열연은 충분히 기억에 남는다. 화려한 볼거리와 탄탄한 연출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웰메이드 상업 영화다. 다만, 13년 전 '베를린'으로 한국형 첩보 액션의 기준을 세웠던 류승완 감독에게 기대했던 새로움은 아쉽게도 찾기 어렵다.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이 엇갈리며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정원 블랙 요원 조 과장(조인성 분)은 작전 중 정보원을 잃은 부채감이 있다. 그런 그가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인신매매와 마약 범죄의 실체를 쫓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원 채선화(신세경 분)를 만난다. 그런데 그의 전 연인이자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분)과 권력욕에 눈먼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분)과 얽히며 본격적인 '휴민트'만의 서사가 시작된다.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 액션의 대가답게, 눈이 즐거운 영화

류승완 감독의 연출력은 여전히 세련됐다. 라트비아 로케이션으로 구현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서늘한 미장센은 영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카 체이싱은 류승완표 액션의 품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액션의 대가답게 충분히 볼 맛 나는 장면들을 만들어냈고,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

조인성의 액션도 시원하고 강렬하다. 길쭉한 신체 조건을 활용한 타격감은 압도적이며, 박정민과 함께 러시아 마피아와 북한군을 제압하는 장면들은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한다.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 박정민의 재발견이긴 한데…

'휴민트'가 박정민을 재발견하게 된 영화라는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박건 역의 박정민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채선화와의 멜로 라인은 건조한 첩보 액션에 감정적 온기를 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이 순애보가 액션의 템포와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극의 온도를 애매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캐릭터의 선악 구도가 워낙 명확한 탓에 두 사람의 관계는 서스펜스를 형성하지 못하고, 결말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 검증된 레시피로 구현한 익숙한 맛

영화 제목은 '휴민트(HUMINT)',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활동이라는 뜻으로 제목만 보면 고도의 심리전이 벌어질 것처럼 기대감을 심어놓는다. 하지만 실제로 '휴민트'는 정보전보다 누명 쓴 인물을 구하는 구출극과 탈출 서사가 중심이 된다. 제목이 품고 있는 기대와 영화가 실제로 전달하는 것 사이에 일정한 간극이 느껴진다.

인물 구조는 13년 전의 영화 '베를린'의 사각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표종성(하정우 분), 정진수(한석규 분), 련정희(전지현 분), 동명수(류승범 분)를 각각 박정민, 조인성, 신세경, 박해준으로 재구성한 모양새다. 감독이 직접 증명한 검증된 공식이기에 안정적인 서사를 만들어가지만,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에게는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줄 수 있다.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휴민트' 스틸컷(사진제공=NEW)

'휴민트'는 류승완표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지는 웰메이드 팝콘 무비로서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다만 촘촘한 심리전과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움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잘 차려진 식탁 위의 익숙한 맛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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