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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누드ㆍ섹시 화보의 두얼굴[배국남의 대중문화 읽기]

1997년 이승희 누드화보집 열풍 女스타들 앞다퉈 파격행보…엄청난 수입 이미지 변신, 인기 확장엔 걸림돌

1997년 5월 KBS 5개 프로그램, MBC 3개 프로그램, SBS 4개 프로그램 등 방송사들이 한 여성을 출연시키려 안간힘을 썼다. 서점가는 그 여성의 화보집이 불티나게 팔려 동이 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의류업체 등은 그녀를 속옷 모델로 영입하기 위해 2억원이라는 막대한 모델료를 제시했다. 영화사는 영화배우가 아닌데도 그녀를 주인공을 하는 영화 출연료로 2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높은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도 언급된 재미교포 누드모델 이승희다. 이승희는 1997년 5월 한국에서 누드화보집 ‘버터플라이’를 내고 방한한 12박13일 동안 대중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여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승희 이후 2001년 정양, 2002년 성현아 등이 과감하게(?) 옷을 벗어던지고 누드화보를 내 충격을 주더니 함소원, 이지현, 곽진영, 김완선, 이상아, 이혜영, 추자현 등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앞다퉈 누드 화보집을 냈다.

이승희 화보집이 나오기 불과 4년 전인 1993년 가수 겸 배우 유연실의 누드화보집 ‘이브의 초상’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음란물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곧바로 검찰 수사까지 받아 화보집을 소각하고 출판사는 발간 등록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4년 만에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보편화로 2000년대 들어 스타들의 누드화보는 책과 웹화보 혹은 모바일 화보 등과 병행돼 소비자들에게 제공됐다. 누드 화보를 낸 스타나 유명 연예인 중 엄청난 계약금과 판매량에 따른 인센티브로 10억원이 넘는 거액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도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연예인의 누드 화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부정적이고, 누드화보 발행이 연예인에게 치명적인 이미지로 연결됐다. 이 때문에 일부 스타나 유명 연예인들은 누드 화보대신 세미 누드나 스타화보로 명명된 섹시 화보를 출간하기 시작했다. 한예슬, 남상미, 김사랑, 최송현 등 수백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스타 화보’라는 이름으로 섹시화보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으로 무명 연예인이나 연예계 진출을 앞둔 레이싱걸, 내레이터 모델 등은 누드 화보 대열에 동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때 수천억원 규모를 자랑하던 연예인의 누드·섹시화보 시장은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화보나 사진들이 인터넷에 무료로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과 레이싱 모델을 비롯한 준연예인에 해당되는 연예인들의 섹시화보 시장은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이나 준연예인들은 왜 화보를 촬영하는 것일까. 누드나 섹시화보 역시 하나의 예술이라고 강변하지만 수많은 연예인들이 누드나 섹시화보를 촬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이름난 유명 연예인의 경우, 화보 시장이 전성기일 때 화보 한 편 촬영으로 5억~15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코리아 출신 가수 겸 연기자인 함소원은 한 방송에 나와 “백지수표를 제시하며 섹시(누드)화보 촬영을 제안하는 제작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이유 외에 이미지 변신이나 관심과 화제의 유도용으로 누드화보나 섹시화보를 촬영하는 연예인도 적지않다. 활동이 뜸한 연예인이나 다양한 캐릭터 소화를 위해 충격적인 누드 혹은 섹시 화보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전업할 당시 스타화보를 촬영한 임성민과 최송현은 “사람들이 아나운서의 정형화된 이미지로만 봐 연기자로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탈피하는 방안의 하나로 화보를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한 레이싱 모델 등은 연예인으로 진출을 모색하거나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의 활동을 배가시키기 위해 섹시화보를 촬영하기도 한다. 가수 출신 레이싱 모델 허윤미씨는 “섹시화보가 레이싱모델로서의 활동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과 연예인 활동 기회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누드화보나 섹시화보는 연예인에게 치명적인 함정으로 작용한다. 누드화보나 섹시화보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하지만 성의 상품화 혹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의 연예인으로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누드 혹은 섹시화보가 배역이나 인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제가 제일 후회하는 것은 누드화보를 찍은 겁니다. 이 때문에 캐스팅도 잘 들어오지 않고 악플이 쇄도해 연기자로서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 중견 연기자 이모씨의 말이다. 중국에서 회당 5000만~1억원이라는 엄청난 드라마 출연료를 받으며 최고 한류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추자현 역시 과거에 촬영했던 누드화보가 한류스타로서의 위상과 인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음란물로 간주돼 검찰의 수사까지 받던 연예인의 누드·섹시화보는 2000년대 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을 받았다. 이제는 사양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일부에서 시장의 유효성을 발휘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배국남 기자 knba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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