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강승훈 기자]
연예인들이 ‘악플’에 대처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하더라도 예민한 연예인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스타들은 댓글에 신경 쓰지 않았다. 농담처럼 연예인이 유명세를 치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는 하나의 세금(?)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또, 연예인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고, ‘무플’보다는 ‘악플’이 좋다고 판단하는 스타도 있었다. 무엇보다 ‘악플’도 대중의 각기 다른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매스미디어, 다수의 사람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연예인도 ‘악플’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의 발달로 ‘악플’과 관련된 소문이 급속도록 전파되고, 그 파급력이 막강하다 보니 연예인들도 ‘악플’에 민감해졌다. ‘악플’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거나, 실제로 ‘악플’로 인해 목숨을 끊는 연예인도 있어,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게 됐다.
‘악플’에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연예인들이 왜 적극적으로 나설까. 이는 연예인들이 받는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연예인들이 많고, 심리상담을 받는 연예인도 늘다 보니까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제’로 법적 대응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된 것이다. 연예인도 사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대중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며 ‘침묵은 곧 인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를 넘는 ‘악플’은 캐스팅에도 영향을 미친다. ‘악플’ 등 구설수에 휘말린 연예인을 영화, 드라마, 방송, 광고에 기용할 ‘간 큰 제작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악플’은 사회 문제와도 직결된다. 일부 사람들은 직장, 가족, 친구 등으로 인한 불만을 연예인에게 쏟아내고 있다. ‘악플러’에게 연예인은 만만한 상대이자, 한편으로는 부러운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평범한 직장인의 연봉을 몇 배 뛰어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런 불만을 연예인에게 전가하는 것도 문제다. 물론 댓글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단지 비속어가 포함됐거나, 기분 나쁘다고 무분별하게 고소하는 것도 무책임하다. 이는 상호 소통의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악플’에 단호히 대처하자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연예인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고, 소속사는 자사의 연예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최근 신세경, 린, 박시후, 서예지 등이 악플러와 전쟁을 선포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모두 ‘악플러’를 고소한 이유를 밝히며 선처는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의 발달 속도와 비례해 온라인 문화, 온라인 예절도 시급히 자리 잡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