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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비스트, 비로소 단단해진 5개의 ‘리본’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그룹 비스트(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그룹 비스트(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마(魔)의 7년’. 요즘 아이돌에게 가장 치명적인 징크스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멤버 교체와 탈퇴, 해체 등의 홍역을 겪었다. 때문에 과거 가요계에 통용되던 ‘5년의 벽’이라는 말 대신 ‘7년의 벽’이라는 표현도 탄생됐다. 어찌됐건 간에, 다분히 씁쓸한 말임엔 틀림없다. 만 7년, 햇수로 8년에 다가서는 그룹 비스트도 이 시기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동안 비스트는 다른 구설수 없이 성실히 활동을 이어왔기에 장현승의 탈퇴는 더욱 씁쓸함을 낳았다. 비스트 본인들에게도 이는 별반 다르지 않을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비스트는 뼈와 살을 깎는 노력으로 5인조 재편이라는 ‘2막’을 맞았다. 기존의 댄스 타이틀에서 발라드 타이틀로 완벽 전향한 것도, 그럼에도 안무를 놓지 않은 것도 대중이 ‘가수’ 비스트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충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여전히 뜨거운,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가는 그룹 비스트가 말한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리본으로 단단히 묶어버리겠습니다. 저희와 함께, 단단한 매듭을 지어주세요.”

Q. 1년 만의 컴백입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윤두준:
오랜만에 갖는 컴백이라 음원 공개 전에 많이 떨렸던 게 사실이에요. 앨범 준비를 끝마쳐놓고 일본 투어를 떠났거든요. 적잖게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걱정보다는 설렘이 좀 더 많은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

Q. 차트 진입 1위로 ‘올킬’을 달성했어요. 이 정도면 충분히 설레도 될 것 같은데요(웃음).
윤두준:
앗, 지금은 1위에서 내려왔을텐데(웃음). 네, 정말 좋아요.
양요섭: 기분이 좋아요. 많은 분들께서 사랑을 해주시니 감개무량하고요.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실감은 잘 안 나지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Q. 타이틀곡이 처음으로 발라드예요. 비스트 표 발라드는 유명하지만 그래도 많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용준형:
사실 발라드라기보다는 비트가 있는 얼반 팝 장르예요. 저희가 낼 수 있는 감성을 전달하기에도 좋고, 안무도 함께 곁들일 수 있어서 보고 듣는 매력이 각각 느껴지는 장르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런 장르에서 저희가 좀 더 독보적인 포지션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한 번 더, 이런 서정적인 곡을 냈어요.

Q. 가사가 굉장히 서정적이에요.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는 듯한 가사, 듣고 있자면 탈퇴한 멤버 장현승 씨도 연상되는데 작사의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용준형:
처음부터 어떤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리본’이라는 주제를 갖고 어떻게 풀어낼까 생각하다보니 가사가 그렇게 전개된 것 같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제 안에서 느끼는 것들이 가사로 섞여 나오다 보니 그런 부분을 100% 배제했다고 하긴 어렵죠. 하지만 그 상황에 몰입해 그걸 100% 담아낸 건 또 아니에요. 그냥 앨범 준비하며 겪었던 상황과 감정들이 담긴 곡이에요.

▲비스트 윤두준(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윤두준(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Q. 그래서인지, 두준 씨는 컴백 소감으로 ‘설렘’이라는 말과 ‘부담’이라는 말을 같이 했어요.
윤두준:
부담스러웠다는 건 사실 매번 느끼는 감정이에요. 이번 컴백은 작년에 비해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 것 같고요. 작년 앨범이 저희가 해왔던 것에 비해 만족 못한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빨리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여건상 그러지 못 했어서, 그게 곧 걱정이라 떨림이 됐어요.

Q. 그렇다면 설렘은…
윤두준:
지금 느끼는 설렘은 ‘무대’ 같아요. 이번에 일본 투어를 하면서 리허설을 할 때마다 계속 연습을 했거든요. 하면서 ‘좋을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만큼 빨리 컴백 무대를 갖고 싶었죠.

Q. 팀을 꾸린 뒤 새 앨범을 낸 건데, 준비하며 멤버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윤두준:
확실히 한 명이 줄다 보니 팀의 파워도 그만큼 줄었다는 생각을 해요. 보시는 분들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더 열심히 하자는 얘기도 많이 했고요. 안무나 노래에 대대적인 수정작업이 있었는데, 일련의 작업을 거치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빈자리가 있는 건 사실이니까, 최대한 그걸 느끼지 못하게 최선을 다 하자고요.
손동운: 큰 변화가 있던 만큼 이번 앨범엔 신중을 가하고 더 열심히 했어요. 한 명이 나간 빈자리는 물론 보일 수밖에 없겠지만, 다섯 명이서 좀 더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빠짐없이 연습을 했고요. 무대를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주시겠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Q. 앨범 제목이 ‘하이라이트’(Highlight)예요. 지금 시점에선 좀 더 특별하게 들리는 느낌도 있어요.
용준형:
처음부터 앨범명을 ‘하이라이트’로 정해놓았던 건 아니에요. ‘하이라이트’는 앨범의 인트로 격으로 쓴 곡이었는데, 이 제목으로 앨범 타이틀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곡의 가사가 그런 내용이거든요. ‘지금이 제일 중요하고 좋은 순간이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써놓고 나니 괜찮아서 멤버들에게 동의를 구하니 멤버들도 다 좋대요(웃음). 그래서 앨범명이 ‘하이라이트’가 됐죠. 이번이 우리에게 ‘하이라이트’라기 보다는, 정말 열심히 해서 ‘하이라이트’로 만들자는 생각에 정한 제목이에요.

Q. 이번 앨범엔 멤버들의 솔로곡이 빼곡해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두준 기광 씨만 듀엣곡을 했어요. 따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이기광:
아뇨, 이유는 없어요. 저번 콘서트 때 저와 두준 군이 듀엣곡을 불렀는데 팬 분들 반응이 좋았거든요. 그 곡을 듣고 싶다는 의견도 많이 주셨고요. 팬 분들의 사랑이 담긴 그 의견들을 적극! 수렴하고자 저희는 듀엣곡을 실었습니다. 하하.

▲비스트 이기광(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이기광(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Q. 사실 비스트는 개개인의 솔로 역량도 뛰어나죠. 일례로 기광 씨는 2009년 AJ 활동을, 요섭 씨는 2012년 ‘카페인’으로, 준형 씨는 2013년 ‘플라워’로 솔로 활동을 했었어요. 지금은 솔로 활동에 대한 갈증은 없는지 궁금해요.
양요섭:
갈증…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저희 다섯 멤버 모두가 솔로보다는 ‘비스트 앨범’을 내는 것에 더 욕심이 있어요. 물론 낸다면야 좋겠지만, 갈증이 있을 정도는 아니에요. 솔로 앨범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어요.

Q. 다시 타이틀 곡 이야기로 돌아와 볼게요. ‘리본’이라는 주제를 잡아놓고 쓴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용준형:
저는 상징적인 것에 비유하는 게 재밌다고 생각해요, 가사를 듣고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야 좋은 가사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사 쓸 때도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는 편이에요. 그래서, 정말 많은 분들이 믿지는 않으시지만(웃음), ‘리본’은 호텔 가운을 묶다가 이게 너무 쉽게 풀려서 ‘왜 이렇게 잘 풀리지?’하는 물음을 갖다가 시작된 곡이에요.

Q. 사실 ‘묶는’ 리본(ribbon)의 느낌도 있지만, 다시 태어난다는 리본(Re-born)의 느낌도 나요.
용준형:
회사 분들도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의 ‘리본’이냐고 묻더라고요. 그 뜻은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상황적인 부분에 비유하면 너무 유치해보이지 않을까요? 말 그대로 ‘예쁜 리본’을 생각하고 썼어요(웃음).

Q. 더블 발라드 타이틀을 선택했는데, 여름이니만큼 파워풀한 댄스곡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요? 화려한 퍼포먼스로도 워낙 유명한 비스트잖아요.
용준형:
계절적으로 저희도 파워풀하고 신나는 곡을 보여드릴까 했어요. 근데 제가 연도별 차트와 수치를 보며 나름의 분석과 통계를 해본 결과, 모든 분위기를 통틀어도 결국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곡이 사랑받더라고요. 물론 이게 100%의 이유는 아니지만, 저희의 강점을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걸 선택하다보니 한여름을 더 덥게 만들 수도 있는 발라드를 택했네요(웃음). 물론 저희도 언젠가는 신나는 곡으로 컴백을 할 예정이고요. 못 기다리실 것 같은 분들은 저희가 매번 콘서트를 하니까 콘서트장을 찾아주시면 정말 흥나는 저희의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웃음).

Q. 분석과 통계를 거친 ‘리본’이었네요(웃음). 활동 각오가 있다면….
용준형:
저희 비스트, 리본으로 컴백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리본으로 단단히 묶어버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 단단한 매듭을 지을 수 있는 활동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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